[IT돋보기] 네이버는 왜 '해외 당근마켓'에 관심 가질까


글로벌 커머스 시장 '리셀' 중요성↑…빅테크 영향력↓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가 연이어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하자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윤리 소비의 중요성이 강조된 가운데 리셀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되파는 10대 문화에서 나아가 세계적 흐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프랑스 벤처캐피털(VC) 코렐리아 캐피탈과 만든 K-펀드1을 통해 유럽 리셀 플랫폼에 잇따라 투자했다.

지난해 유럽 1위 중고 명품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이어, 최근 스페인 중고거래 시장의 63%를 차지하는 '왈라팝'에 1억1천500만 유로(약 1천550억원)를 투자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엔 동남아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에도 약 75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는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투자했다. [사진=왈라팝]

◆ 비대면 사회 소비패턴 변화…중고거래 이점 부상

코렐리아 캐피탈은 중고거래 시장에 주목한 배경으로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 성향을 꼽았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유럽인의 34%가 코로나19 전보다 브랜드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을 비롯해 윤리소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스페인·이탈리아는 52%, 41% 응답자가 이같이 답했다.

이런 변화는 원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환경에도 도움되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주목하게 된 계기다. 일각에선 글로벌 커머스 시장이 리셀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미국 온라인 중고의류 판매업체 스레드업은 2019년 280억 달러(약 31조7천억원) 규모였던 리셀 시장이 연평균 39%씩 성장해 2024년 640억 달러(약 72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왈라팝은 지난해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기간 동안 서비스를 중단했음에도 매출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리셀 시장 규모 전망치 [자료=스레드업]

◆ 멀리 내다보는 네이버…글로벌 스마트스토어 꿈꾼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는 유럽 중고거래 시장과 젊은 소비층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이들 플랫폼에 네이버의 C2C(소비자간 거래) 기술을 적용하면 향후 스마트스토어와의 연동도 추진할 수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포석이 마련되는 셈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열린 '네이버 밋업' 간담회에서 "C2C 투자는 국내보다 글로벌 서비스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중고거래 플랫폼 성장 단계마다 네이버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시장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이 리셀 시장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점도 네이버엔 호재다.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C2C 특성상 글로벌 스탠더드보단 해당 지역의 문화·특성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빅테크보단 현지 기업의 경쟁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현지 기업에 전략적 투자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의 캐러셀, 스페인의 왈라팝처럼 빅테크가 없는 무주공산 속에서 각 지역 특성을 잘 살린 C2C 플랫폼이 느는 추세"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현지 기업과 손잡는 건 유럽 시장 진출의 묘수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윤지혜 기자(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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