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구글 갑질 방지법' 과방위 문턱 넘나…여야·부처 이견 '숙제'


美 애리조나주 하원,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안 통과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회서 표류하고 있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가람,윤지혜 기자]구글과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에서 추진하는 '구글 갑질 방지법'에도 영향을 미칠까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빠른 법안 통과를 통해 구글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여전히 미국과의 통상 문제 등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은 구글과 애플이 개발자에 특정 앱 내 결제시스템(인앱결제) 강제 사용을 금지하는 'HB2005' 법 수정안을 31대29로 통과시켰다. 다만 법안 시행을 위해서는 상원투표 및 주지사의 수용 여부 등이 아직 남아있다.

이번 개정안은 다운로드 수가 100만건이 넘는 대형 앱 마켓이 애리조나주 거주 기업과 개발자에 인앱결제를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제3의 결제 시스템을 선택한 개발자에 대한 구글과 애플의 보복도 금지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업들의 법적 문제에 관여해선 안된다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인용되지 않았다. 그들은 또한 해당 법안이 주와 주간 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자국 기업 보호에 앞장서 온 미국에서조차 구글과 애플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조성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구글 갑질 방지법의 과방위 통과를 점치는 분위기다. 자국 내에서도 해당 법안이 통과된 마당에 기존 구글의 반론이 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도 불공정거래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회도 빠른 법안 통과로 국내 기업과 개발자,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한다고 말한다.

◆"구글·애플, 시장 독점적 지위 남용이 본질…개별기업 견제 아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 역시 "해외에서도 깊이 있는 논의와 발 빠른 개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을 고려해 국내서도 시급한 입법화가 필요하다"라며, "특정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행위 근절에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또 다른 과방위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 인앱결제 강제 문제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님을 재확인했다"라면서, "인앱결제 강제는 수단의 적절성,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피해의 최소성, 사업자 간 또는 이용자와 사업자 간 균형성도 상실한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아울러 "현재 야당의 반대로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 논의에 진척이 없다"고 꼬집었다.

안정상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의 핵심은 수수료가 아닌 구글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개발자나 기업이 결제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문제"라며 "다른 의견에 좌지우지될 필요 없이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도 "구글 갑질 금지 법안 반대 논리 중 하나인 개별 기업의 과도한 견제라는 의견이 애리조나주 법안 통과로 힘을 잃게 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입법 규제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여야 및 부처간 이견으로 '구글 갑질 방지법'이 표류하고 있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여야 신경전에 부처 힘겨루기까지…'산 넘어 산'

그러나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까진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던 야당이 돌연 신중론으로 돌아서면서 여야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부처별 의견도 엇갈리고 있어서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할권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힘겨루기가 구글 갑질 방지법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금지행위에 인앱 결제 강제를 비롯한 앱마켓 불공정행위를 규정해 방통위가 조사·제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과 중복규제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른 앱 마켓에 앱을 등록하지 못하게 하거나, 앱 심사 지연 및 차별 조치 등은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으로도 규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정위는 구글이 모바일 게임사에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한 혐의에 대해 연내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다만, 핵심쟁점인 인앱 결제 강제를 공정거래법으로 금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법조계에선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는 전형적인 '끼워팔기' 사례로 공정거래법과 약관법(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으나, 공정위는 확답을 피해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구글 인앱 결제는 시장 경쟁 압력이 작기 때문"이라며 "경쟁 복원을 위한 근본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만 답했을 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앱마켓 불공정행위 금지는 공정거래법으로도 규율할 수 있다"면서도 "구글 인앱 결제 강제 논란은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조사 초기 단계로, 구글이 인앱 결제 적용을 확대하는 10월까지 결론을 내긴 어렵다"며 "관련 내용을 빠르게 검토해 공정위 입장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처별 의견이 엇갈리자 야당은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과방위 소속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2소위에서 "(구글) 갑질을 방지한다며 (정부) 갑질을 2개 만드는 것도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문제"라며 "방통위가 실태조사권까지 가지는 건 부처이기주의고 밥그릇 키우기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사전적 규제 성격을 띠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은 사후 규제여서 다르다"라고 반박했으나 박성중 소위원장(국민의힘)은 "미국에서도 우리 공정위 같은 기관이 (인앱 결제 강제 논란을) 조정한다"라며 "국가기관의 조율은 돼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모바일 콘텐츠 업계에선 "이대로 가다간 구글 뜻대로 된다"고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기존 공정거래법으로 구글 인앱 결제를 규제할 수 있다면 현재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업계와 학계에서 구글 인앱 결제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는데도 여전히 법안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걸 보면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윤지혜 기자(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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