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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키워 먹는다"…코로나 덕에 식물재배기시장 커지자 삼성·LG도 '기웃'


LG전자·SK매직, 연내 제품 출시 예고…2년 후 5천억 규모로 성장 전망

웰스의 식물재배기 '웰스팜' [사진=교원그룹 웰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서울시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황유진(36세) 씨는 최근 집에서 채소를 키워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해 말부터 식물재배기로 키운 채소는 상추, 바질, 케일, 로메인 등 다양하다. 황 씨는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꾸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며 "식물을 키우는 게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식물재배기를 들여놨는데 다양한 채소들도 먹을 수 있게 돼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집에서 직접 농산물을 키워 먹을 수 있는 '식물재배기'가 주목 받고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다양한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녀를 위한 교육용,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관상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식물재배기 시장은 지난 2017년 교원그룹 웰스가 뛰어들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교원 웰스가 처음 출시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은 당시 부품 결함 이슈로 전량 리콜되는 사태를 겪었지만, 1년 뒤 재론칭된 후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웰스팜은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리뉴얼 출시 후 2019년 말까지 약 1년 반 동안 판매했던 것보다 2배 많은 약 1만7천 대가 한 해 동안 판매되면서 누적 판매량은 2만5천 대 규모로 커졌다.

교원 웰스 관계자는 "웰스팜은 자사에서 처음 선보인 공유 렌탈 서비스 1호 제품으로, 월 2만 원대의 합리적인 렌탈료와 약정 기간 역시 1년으로 조정해 이용자의 부담감을 낮춘 것이 특징"이라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취미와 기분 전환을 위한 홈가드닝 니즈 증가와 식물가꾸기를 통해 우울감 극복, 정서안정, 활력회복 등 기분전환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식물재배기를 찾는 이들이 급격하게 많아졌다"고 밝혔다.

SK매직도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 채소 재배기 제조·판매사인 에이아이플러스를 흡수 합병하며 식물재배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에이아이플러스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플랜트박스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보인 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채소 이파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측정하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SK매직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를 인수한 후 최근 인력과 시스템 재정비를 마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며 "기존 제품은 판매하지 않을 예정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열린 'CES 2020'에서 선보인 식물재배기 [사진=LG전자 ]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식물재배기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두 회사는 기존 소형 제품 위주에서 벗어나 양문형 냉장고 방식의 자동화된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복잡한 채소 재배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으로, 고객이 식물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된다. 총 4개의 선반을 이용해 한꺼번에 24가지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새싹채소는 약 2주, 잎채소는 4주, 허브는 6주면 모두 자란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재배기에는 LG 생활가전의 기술력이 집약됐다"며 "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제어 및 정온 기술,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 LED 파장 및 광량 제어 기술 등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9년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KBIS) 프라이빗룸에서 식물재배기를 일부 고객들에게 공개한 데 이어 작년 'CES 2020'에서 양문형 냉장고 형태를 갖춘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선보였다. 칸칸이 마련된 공간에서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재배기가 식물에게 필요한 양의 물과 양액 등을 공급한다.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매직, LG전자 등이 선보이는 식물재배기는 씨앗을 심어 발아시키는 형태로, 모종을 키우는 교원 웰스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각 업체들이 모든 씨앗을 발아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려고 하다보니 시장의 예상보다 제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CES 2020'에서 선보인 식물 재배기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에 불 붙은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은 지난 2015년 315억 원에서 코로나19 덕에 지난해 6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또 가정뿐 아니라 학교, 단체, 각종 상업시설에도 설치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면서 오는 2023년에는 5천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와 맞물리면서 가정용 식물재배기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인지도가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날씨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채소를 집에서 자신의 니즈에 맞게 키워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식물재배기를 찾는 이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먹거리, 식품 위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 확대되고 있고 식물가꾸기를 통해 기분 전환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며 "특히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식물재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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