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땀 안 찬다" vs "땀 잡는다"…웨어러블 센서 연구


KAIST, 고발습 소재 개발…재료연, 땀으로 마약탐지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피부에 부착해 신체 모니터링 기능을 하는 웨어러블 센서에서 땀은 유용한 정보를 가져다 주는 검체인 동시에, 장기부착 가능한 센서를 개발하는 연구자들에게는 방해물질로도 작용하는 양면적 존재다.

국내 연구진이 땀에서 마약 등 금지약물을 잡아내는 웨어러블 센서와, 웨어러블 센서에 땀이 차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27일 각각 발표했다.

◆재료연, "땀 잡는 센서"…땀 속 마약성분 잡아내는 웨어러블 광센서 소재 개발

한국재료연구원 정호상 박사 연구팀은 신체에 착용 가능한 유연 소재에 약물의 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나노소재를 적용해, 땀 속 금지약물을 검출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마약이나 금지약물의 복용 여부를 땀을 통해 신속하게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패치를 몸에 붙이고 있다가 검사가 필요한 시점에 빛을 조사하면,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도 1분 이내 약물 성분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개발된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하고 있는 연구진(고은혜 박사과정) [재료연]

땀은 모발, 혈액, 소변 등 다른 검체에 비해 약물 배출량이 적지만 센서의 감도를 충분히 높인다면 다른 방법에 비해 장점도 많다. 운동선수에 대한 도핑테스트의 경우 혈액은 경기력 저하를 우려해 기피되는 편이며, 소변은 검사자가 선수의 배뇨과정을 지켜봐야 해 인권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의 경우 참가자 전수조사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재료연 연구팀은 화학물질의 라만 신호를 100억배 이상 증폭할 수 있는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을 적용했다. 라만산란신호는 분자의 고유 신호를 포함하고 있어 어떠한 약물이 배출되어도 직관적인 성분 식별이 가능하다. 또한 누에고치로부터 천연 단백질을 정제한 160나노미터 두께의 필름을 제작해 유연하고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의료용 패치로 만들었다. 누에 단백질 필름 위에 은 나노선을 입혀 라만신호를 검출하는 광센서로 만든 것이다.

피부에 부착한 패치가 땀을 흡수하면 땀 속에 포함된 약물을 라만 레이저로 확인하는 원리여서 센서의 탈착 없이 실시간으로 약물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당 500원 이하에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올림픽과 같은 대형 운동경기 시즌에 선수들의 도핑테스트 전수조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체 피부에 부착된 광센서를 통한 실시간 약물 검출 원리 [재료연]

연구책임자인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현장에서 마약 및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비침습적이며, 윤리적 문제없이 약물 검출이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연구팀은 체내 약물뿐만 아니라 질병과 관련한 대사물질의 신속 분석이 가능한 다양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센서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1월 6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미국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KAIST, "땀 안차는 센서"…고발습 피부 부착 유연 소재 개발

한편 KAIST 연구팀은 웨어러블 센서에 땀이 차서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고발습 소재와 제조공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균일한 미세공극과 높은 수분 투과도를 가진 다공성 폴리머 단면 [KAIST]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영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소재는 피부에서 발생하는 땀의 양을 뛰어넘는 발습(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를 가진 다공성 폴리머 유연 소재다.

연구팀은 "기존의 피부부착형 유연 소재는 피부에서 발생하는 땀을 모두 증발시키지 못해 웨어러블 기기를 오래 부착하고 있으면 피부 발진이나 홍조를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고발습 유연 소재는 높은 수분 투과도를 갖고 있어 상시 착용이 가능한 피부부착형 패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다공성 폴리머 소재 내에 미세한 구멍을 균일하게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다공성 폴리머는 설탕 등의 고형 입자를 폴리머에 혼합한 후 용액으로 입자를 녹여서 구멍을 만드는데, 고형 입자의 크기와 분포가 균일하지 않아 박막 형성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형 입자 대신 구연산 용액을 폴리머에 혼합한 후 온도조절로 용액을 결정화해 작고 균일한 입자를 분리해 내고 이를 에탄올로 녹여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미세구멍의 크기를 약 15분의1로 줄이고 균일도가 두 배 높아진 21~300마이크로미터(μm) 두께의 박막을 만들어 냈다.

이 소재는 피부의 하루 땀 발생량(432g/m2)보다 1.8배 높은 수분 투과율(770g/m2)을 보였다. 연구팀은 피부에 장시간 부착해도 피부홍조나 발진이 생기지 않음을 실험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영호 교수와 윤성현 박사 [KAIST]

조영호 교수는 "고발습 유연 소재 박막 위에 인간의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집적해 상시 착용이 가능한 반창고형 감정 측정 패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번 연구로 피부부착형 웨어러블 소자의 착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윤성현 박사가 주도한 이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Wearable Porous PDMS Layer of High Moisture Permeability for Skin Trouble Reduction)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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