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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과속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려"…'빚투' 위험 경고


IT 등 수출 양호…성장률 전망치 부합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빚투' 등으로 일컬어지는 개인 신용대출 증가와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정례회의를 열고 연 0.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다섯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전원 만장일치였다.

◆ '빚투'처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경계

금통위는 이번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판단 요소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을 추가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 등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상승폭을 확대하며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어섰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 경기부양책, 코로나19 백신 공급 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성향이 높아졌다"며 "국내에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업실적 개선 전망에 대한 기대에 따라 주가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주식 시장이 버블인지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들의 위험추구 성향의 정도가 타당하며 객관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인지, 실제 경기 개선이 예상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자산 가격의 버블은 오래 전부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논의의 대상이 된 이슈지만 사전적로 이를 파악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봤다.

다만 이 총재는 "일반적으로 주가의 동향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를 보면 속도가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에는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오래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는데 정책이 바뀌거나, 사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거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백신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충격이 있다면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바뀌면서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다.

그는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항상 유의하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수시로 자산 가격 조정 등의 충격이 있을 때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의 자산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국내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복원력은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자산시장으로의 쏠림이 나타나 금융불균형 위험이 쌓이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유의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증시에서 최근 '빚투'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를 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인해 가격의 조정이 있을 경우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서 하는 투자는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고, 투자자들도 위험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서는 지난해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보면 금리가 낮아졌고 대출의 평균 만기도 이전보다 장기화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졌고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현 시점에서는 가계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부 관계부처와 늘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종가 기준 지수인 331.68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 백신 접종 시기 예상보다 빨라

한편 이번 겨울 들어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심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됐다. 그 영향으로 소비가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이 총재는 "이번 코로나19의 3차 확산은 충격의 정도가 이전 두차례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면서도 "IT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백신의 국내외 접종 현황은 지난 11월 한은의 경제전망 당시에 예상한 시기보다 한분기 정도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

당시 한은은 국내에서는 올해 중반부터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부는 내달부터 접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한은의 경제흐름 전망에 정부의 백신 계획 등을 감안해서 살펴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업 유동성 확대를 위해서 회사채 CP 매입기구 운영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현재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크고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실물경제의 여건을 감안하면 그 동안의 조치를 정상화하거나 금리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을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한은의 금융지원 조치나 정부의 다른 지원책이 장기화되면 한계기업이 연명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은은 앞서 공급한 한시적인 지원조치가 만기가 도래할 경우 계속 지원할 경우의 효과와 부작용을 같이 살펴보면서 종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 업이 부진하고 이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임시일용직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원을 성급하게 거둬들일 때는 아니라고 재차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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