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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겨울 지배자 ‘북극 진동’…우리나라 요동친다


10년 동안 북극 진동, 1월 ‘음의 값’ 보인 적 많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북극진동(AO, Arctic Oscillation)이 음의 값을 보였던 매년 1월 우리나라에 한파가 찾아왔다. 북극진동에 따라 요동쳤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관련 지표를 파악하고 있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올해 1월 AO 지수(AOI) 예보를 보면 오는 16일까지 ‘음의 값’이다.

10일 아침도 다르지 않았다. 기상청 예보는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영하 18도라고 하는데 실제 바깥 온도는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올해 1월 NOAA의 ‘AOI 예보’를 보면 북극진동 지수는 ‘-2~-4’ 사이로 예상했다. 강한 ‘음의 값’이다. 1월 16일부터 값이 오르기는 하는데 음의 값인 '-1~-2'로 예측했다. 그때까지 한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7일과 8일은 각각 '-4'와 '-3'으로 강한 음의 값을 보였다. 북극진동 지수가 북반구 겨울을 지배하고 있다. 물론 북극진동 지수 하나만으로 한파가 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날씨와 기후는 하나의 요소가 아닌 다른 요소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북극진동 지수는 '-2~-4' 사이로 강한 음의 값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NOAA]

AO는 북반구에서 나타나는 대규모 기후변동 중 하나이다. 북극과 중위도에서 해면 기압 편차는 서로 반대 부호를 가진다. 겨울철 북극진동은 북반구 겨울철 기후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북극은 일조량이 적어 대기가 냉각돼 수축한다. 이와 달리 중위도 대기는 상대적으로 따뜻해 팽창한다. 팽창하는 중위도 대기가 극지방의 대기를 밀어내 북극을 중심으로 고리 모양의 편서풍 제트기류가 만들어진다.

북극진동 지수는 중위도 기압이 북극보다 높으면 양의 값으로, 반대로 북극 기압이 중위도보다 높으면 음의 값으로 표시한다.

양(+)의 북극진동일 때 대류권 상층 제트기류는 강해진다. 극지방으로부터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는 것을 막는다. 반대로 음(-)의 북극진동일 때 제트기류는 무너진다. 차가운 북극 공기가 남쪽으로 쉽게 유입돼 중위도 지역에 한파를 일으킨다.

영국 런던과 미국 워싱턴 D.C, 우리나라 서울 시민은 2010년 1월 잊을 수 없는 한파를 겪었다.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측은 세 도시의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꽁꽁 얼어붙은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2010년 1월의 AOI는 '-2.587'이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10년 이상기후 특별보고서’를 보면 2010년 2월의 월평균 북극진동 지수는 ‘-4.266’으로 1950년 이래 가장 강한 음의 지수 값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북반구 지역 곳곳에 이상 한파와 폭설이 나타났다.

2010년 1월 3일 인공위성이 찍은 한반도. 서울을 비롯해 중부지방이 꽁꽁 얼어붙었다. [NASA]

북극 주변의 이상 고온은 중위도 지역과 온도 차를 약화해 상층제트기류의 약화를 가져온다. 북극 주변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쉽게 남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지구 평균온도가 높아지면 겨울철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값을 보인다. 가뜩이나 추운데 북극의 찬 공기까지 중위도 지역에 유입되면서 강한 한파가 발생하는 셈이다. 반면 여름철에는 북극의 찬 공기 유입이 차단돼 더운데 더 더운 ‘불볕더위’가 이어진다.

‘2010년 이상기후 특별보고서’에서는 “(2010년)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섭씨 10도 높은 이상고온 현상으로 북극 주변의 찬 공기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약화됐다”며 “북극 고위도 지역의 한기가 동아시아 지역으로 내려왔는데 겨울철 북극진동 지수는 과거 60년 중 가장 낮았다”고 분석했다.

2010년 1월 7일 영국. 온통 하얀색으로 영국 전체가 설국으로 변했다. [NASA]

2011년 1월도 다르지 않았다. 2011년 1월 북극진동 지수는 ‘-1.683’이었다. ‘2011년 이상기후 특별보고서’를 보면 “2011년 12월 하순에서 1월 말까지 한파가 이어졌다”며 “2011년 1월 16일 부산 일 최저 기온은 영하 12.8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96년 만에 가장 낮은 온도였다”고 분석했다.

양의 값을 보였던 2015년 1월의 겨울은 어땠을까. 2015년 북극진동 지수는 ‘+1.092’였다. 당시 날씨 상황을 보면 “2015년 1월은 큰 한파도 없었고 조용한 날씨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해인 2016년 1월 북극진동 지수가 다시 ‘-1.449’로 음의 값을 보였다. 기상청은 당시 “2016년 1월도 북극 한파가 찾아 왔다”며 “이는 2011년 이후 5년만”이라고 발표했었다.

NOAA CPC(Climate Prediction Center, 기후예측센터)는 정기적으로 북극진동 지수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극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미치는 날씨 영향을 예측하고 분석한다.

2010년 1월 미국 동부 해안. 워싱턴 D.C에는 60cm의 눈이 내렸다. 북극 한파 때문이었다. [NASA]

NOAA, NASA 기후변화, 세계기상기구(WMO) 등 관련 국제단체와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북극은 지구촌 다른 지역보다 지구 가열화(heating) 속도가 2~3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드백(Feedback) 현상 때문이다. 얼음으로 덮여있던 북극 바다 얼음이 지구 가열화로 빠르게 녹으면서 바닷물 면적은 넓어진다. 빛을 반사했던 얼음보다 빛을 흡수하는 바닷물이 확대되면서 북극 온도는 더 빠르게 오른다. 이 때문에 얼음은 더 빠르게 녹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북극에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 여름철에는 불볕더위, 겨울철에는 한파가 북반구 중위도 지방에서 자주 발생한다. 북극진동과 무관치 않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 가열화 정도에 따라 그 변동성의 오차 범위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날씨와 기후 예보에 큰 편차를 불러일으킨다. 날씨와 기후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갈수록 예측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겨울철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값을 보일 때 우리나라에 한파가 찾아온다. [기상청]

이 때문에 여러 지표와 지수에 따라 예보를 하더라도 틀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제아무리 ‘슈퍼, 슈퍼컴퓨터’가 분석하더라도 최근 발생하고 있는 기후 변동성을 따라잡을 수 없는 악조건이 펼쳐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청이 여러 번 오보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구 가열화를 방어하지 못한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곧바로 지구촌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의 위협은 물론 인류에게는 경제적 피해까지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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