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 주목하는 업계…규제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감감'


게임위, 블록체인 등급분류 심의 미루는 상황…업계는 답답함 호소

위메이드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의 모습. [사진=위메이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올해도 국내 IT업체들이 블록체인 게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규제 체계가 확고히 정립되지 않은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를 염두에 두고 서비스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블록체인 게임 등 신기술 기반 게임 특성을 고려한 등급분류 세부기준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여전히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에 미온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게임업계,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속도'

7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 엠게임, 수퍼트리 등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최근 출시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2월 31일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첫 블록체인 게임인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for WEMIX)'를 전세계 149개국 구글 플레이에 내놓았다. 조만간 애플 앱스토어 버전도 출시한다. 일반적인 슈팅 모바일 게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게임을 하면서 '토네이도'로 불리는 게임 토큰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아이템 구매, 무기 업그레이드, 캐릭터 구매 등이 가능하다.

암호화폐 형태의 '토네이도'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서비스되며 디지털 지갑인 '위믹스 월렛'으로 이용자들이 보유한 자산의 보관·전송 등도 할 수 있다.

위믹스에서 사용 가능한 위믹스 토큰은 최근 글로벌 화폐 거래소 빗썸에 이어 '비키'에도 상장하며 이용자 접점 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이를 토대로 위메이드의 잠재적인 블록체인 게임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회사 측에서는 하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연내 전기 H5 포 위믹스, 크립토네이도 포 위믹스, 아쿠아 포 위믹스 등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게임을 지속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엠게임은 올해 초 자사의 인기 IP(지식재산권) '귀혼'을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귀혼 포 클레이튼(for Klaytn)'을 출시할 예정이다. 본래 지난해 출시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엠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 것은 지난해 9월 '프린세스 메이커'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포 클레이튼'을 내놓은 이후 두 번째다.

엠게임은 이와 함께 연내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내 시장에 선보인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 '윈플레이'와는 별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엠게임 관계자는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접목할 예정이지만 어떤 플랫폼이 될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엠게임]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로 알려진 수퍼트리 역시 현재 신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이다. 한때 넷마블에서 서비스했던 '블레이드 왈츠'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출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9월에 컴투스 IP '라이트: 빛의 원정대'를 활용해 내놓은 '신과함께'에도 연초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블록체인 기능을 접목할 예정이다.

수퍼트리는 이미 '크립토도저', '도저버드' 등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한 적이 있다. 수퍼트리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 내놓은 게임 '신과 함께: 여명의 기사단'에 NFT 등 블록체인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우선적 목표"라며 "'블레이드 왈츠'와 PC 온라인 게임 '아스타'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도 각각 개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 '웨이투빗'의 주식 28만주를 추가로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총 보유 지분은 45.8%다. 웨이투빗은 '아스텔리아 로얄' 등의 블록체인 게임을 현재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 사업으로 더 적극적으로 손을 뻗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처럼 상당수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을 게임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의 미래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결국엔 될 것"이라며 "기존에 게임이 디바이스를 바꿔가는 플랫폼의 변화였다면 블록체인은 다른 차원의 재미를 만드는 플랫폼으로서 등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블록체인 게임 대한 등급분류에 여전히 미온적인 게임위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의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는 아직까지는 여의치 않은 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에 대해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게임위는 지난 2018년 플레로게임즈 '유나의 옷장', 2019년 노드브릭 '인피니스타'의 등급분류를 거부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스카이피플이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파이브스타즈'의 블록체인 버전 등급 분류를 게임위에 신청했으나, 게임위는 현재까지 등급분류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스카이피플은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기능이 빠진 버전을 먼저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게임은 구글·애플 등에서 자체등급분류 후 서비스가 가능하기에 굳이 게임위의 심의를 받지 않아도 앱 마켓 출시가 가능하다. 다만 18세 이용가를 받은 게임의 경우 정식 서비스를 위해서는 게임위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문제는 아직 게임위에서 블록체인 기능이 들어간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를 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에 소극적인 것은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게임산업법상 사행성 게임물 또는 규율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 등급분류규정의 사행성 확인 사항 등에 저촉되는 내용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블록체인이 암호화폐와 깊이 연관됐다는 점에서 이를 접목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에 신중한 상황이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이 모두 암호화폐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게임사들은 블록체인을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NFT를 게임 내 아이템이나 다양한 요소에 적용해 게임 데이터가 사라져도 사용자가 이를 영구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완전히 넘어가는 개인화된 자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NFT만으로는 사행성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게임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이처럼 당국의 블록체인 게임 관련 규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보니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해외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접목한 게임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정해준다면 업체 입장에서는 보다 활발하게 국내에서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트리의 '버드토네이도'는 전세계 149개국에 출시됐으나 한국은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수퍼트리 역시 국내에 출시된 게임 '소울시커', '신과 함께: 여명의 기사단'에 대해서는 우선 블록체인 기능을 뺀 채 내놓았다. 네오위즈 역시 블록체인 기반 대전형 게임 '솔리테어 듀얼 온 이오스'와 캐주얼 퍼즐 게임 '캔디 팝 듀얼'을 해외에서만 서비스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일제히 블록체인 게임의 적법한 서비스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게임위가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실제로 문체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서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 바탕 게임의 특성을 고려한 등급 분류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직접 NFT의 게임 활용과 거래소 운영 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입법예고한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단순 P2P 거래 플랫폼이나 지갑 서비스 플랫폼만 제공하거나 하드웨어 지갑을 제공할 경우에는 가상자산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게임 내에서 활용되는 NFT 등을 일반적인 의미의 암호화폐와 구분한 것이다.

사실 게임위 역시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임의 등급분류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수차례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블록체인 게임 등의 등급분류 가이드라인과 NFT 발행 및 거래 플랫폼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업계가 직접적으로 체감할 만한 전향적인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문체부가 지난해 5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진흥 계획을 발표했고 금융위에서도 게임에서 활용되는 NFT는 암호화폐가 아니라는 해석을 한 바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게임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실망스러우며, 게임위가 더욱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 측은 "만에 하나 '사행성'이라는 측면과 연관된다면 다른 사안에 비해 상당히 파장이 클 수 있기에 등급분류에 있어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블록체인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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