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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호소한 이재용…"다 제 책임, 新 삼성 만들어 아버지께 효도할 것"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서 최후진술…준법 경영 의지 재차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다 제 책임입니다. 죄를 물으실 일이 있으시다면 저한테 물어주십시오. 제 옆에 같이 계신 분들은 평생 회사를 헌신해 온 분들인 만큼 이들은 너무 꾸짖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눈물을 흘리며 재판부를 향해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경영 철학과 포부를 밝힘과 동시에 지난 4년여간 국정농단 재판에 임하며 본인이 겪은 소회와 함께 이번 일에 대한 깊이 반성한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이날 오후 5시 59분께 법정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 부회장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으로, 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때로는 고객사, 때로는 경쟁사로 맞으며 다양하게 경험했다"며 "'우리가 저 사람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삼성도 망하겠다'는 위기감이 피부로 와닿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위 기업 부침을 보면서 한 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며 "그러던 중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께서 갑자기 쓰러지셨고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일 때문에 회사와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고생했고, 많은 국민들께도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송구스러운 생각뿐이다"고 반성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동안 너무 답답하고 참담한 시간을 보내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친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부회장은 "1년 가까운 수감생활을 포함해 4년간 조사 및 재판을 받은 시간은 제게 소중한 성찰의 계기가 됐고, 제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며 "과거에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할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을 통해 삼성과 자신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기면서 삼성이란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 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에서 단순한 재판 진행, 그 이상을 (삼성과 제게) 해주셨다"며 "그 전에는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준법 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회사에서는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외부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고, 법에 어긋나는 일은 물론 오해를 불러일으킬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준법 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언급하며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준법위 권고를 받아 들여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은 재벌 폐해를 개혁하는 일에도 과감히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 쏟아진 많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제 저부터 달라질 것"이라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에게도 평생 갚지 못할 빚이 있는 만큼, 꼭 되돌려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던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을 언급할 때는 수차례 눈물을 흘리며 울먹거렸다. 또 이건희 회장 영결식 당시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의미로 '승어부'를 언급했던 추도사와 관련해서도 언급하며 자신이 꿈꾸는 승어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선대보다 더 크고, 더 강하게 키우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가르침으로 머릿속에 강렬하게 맴돌고 있다"며 "저의 정신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여러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만들 뿐 아니라 진정한 초일류기업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 임직원들과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일관된 꿈"이라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울먹이며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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