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첫 번째 상업용 로봇인 '스파'의 판매가격은 7만5천달러(약 8천200만원)로 알려졌다.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지만 현대차가 대량 생산에 나서면 빠르게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 시연 행사를 가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발표했다. 이번 시연 행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진행됐다.
스팟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15년 처음으로 공개한 시제품이다. 지난 6월부터 상업용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일본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규제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직 판매를 못한다.
이번에 현대차가 공개한 스팟은 연세대에서 연구용으로 수입한 모델이다. 연세대는 롯데건설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스팟을 공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건설 현장에서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스팟을 투입해 설계 도면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팟은 사람이 직접 조정하기도 하지만 입력된 프로그램이나 명령어에 따라 스스로 행동하기도 하다. 예를 들면 정해진 목적지를 입력해 스스로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장애물을 인지하면 스스로 피해가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스팟에 사람 모양 팔을 부착해 문을 열고 닫도록 훈련시킬 수도 있다. 스팟의 무게는 약 30kg이며, 최대 15kg의 부속품을 부착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을 더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일반에 공개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스팟을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이같은 일이 현실화된다면 대형마트 등에서 안내견이 출입을 거부당하는 사건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성능 개선이 필수다. 스팟의 배터리를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이지만 사용 시간은 최대 90분 정도다.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 한대 값을 넘어서는 현재 가격으로는 대중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상업용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스팟의 가격을 얼마나 빠르게 내릴 수 있을지가 상업적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제조업체로서의 현대차 능력을 감안하면 빠르게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인수 합의에 이른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판매나 생산 계획 등은 알 수 없다"면서 "다만 현대차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일 내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가격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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