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례상장을 통해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첨단 나노기술 전문업체 석경에이티가 밸류에이션 산정에서 미래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삼은 가운데 일각에선 공모가 산정의 적절성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석경에이티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8천~1만원이다. 석경에이티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흑자경영을 하고 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성장세가 크지 않다는 점이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 상장 3년 후인 2023년 추정 순이익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도출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석경에이티의 매출액이 올해 67억원, 내년 112억원, 2022년 166억원, 2023년 2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15억원, 31억원, 57억원, 102억원으로 내다봤다.
석경에이티는 미래추정이익(2023년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출했다. 2023년 추정 실적의 경우 상장 3년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추정 실적 대비 각각 253.7%, 575.7%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수익을 가시화하겠다는 시점까지 아직 3년의 시간이 남아있는 데다 나노소재 산업이 현재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장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석경에이티 투자설명서에는 판매하고 있는 나노소재 관련 제품들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한 것보다 더 둔화되거나 산업이 사장될 경우 영업실적과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석경에이티는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잡은 2023년 추정 순이익을 88억5천만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연 할인율 25%를 적용한 올해 추정 순이익 현가는 45억3천만원으로 계산된다. 45억3천만원을 현재 석경에이티의 예상 유통 주식수인 545만5천주로 나누면 올해 환산 주당 순이익은 831원이다.
환산 주당 순이익에 유사회사 케이디켐, 디엔이프, 덕산테코피아 3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배수 15.25배를 곱하면 1주당 평가가치는 1만2천673원이다. 희망공모가밴드 8천~1만원은 이에 36.87~21.09%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됐다.
석경에이티 관계자는 "나노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전기·전자 및 일반산업 분야 등에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최근 화학·전기·전자 분야를 비롯해 의학, 생명공학, 항공우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미래 첨단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와 주관사가 매출항목별로 추정 근거를 제시한 것을 살펴보면 치과용 레진소재를 비롯해 토너용 외첨제, 화장품 소재 등 주요 제품의 판매를 통해 실적이 급격히 늘어난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현재 석경에이티의 실적과는 괴리가 커서 신뢰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래 추정치이기 때문에 검증이 불가능한 만큼 실적이 부풀려질 소지도 있다. 게다가 현재 석경에이티의 자산가치를 기초로 한 본질가치평가법에 따른 1주의 가치는 1천977원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소부장 특례상장이라도 2023년을 밸류에이션 산정 기준으로 잡기에는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시간 간극이 너무 크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미래 추정이익 기준 밸류에이션은 발행사와 주관사가 자의적으로 추정할 여지가 크기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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