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대리운전기사 단체교섭, 중노위 판단 '촉각'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카카오T 대리운전기사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근로자인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VCNC, 티맵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업계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어서 관심이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대리운전노조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에 대한 재심을 중노위에 청구했다. 중노위는 오는 9일 첫 심리를 진행한다.

앞서 경기지노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과 대리기사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라고 본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실관계나 법리 판단과 관련해 의문점이 남아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며 "노조와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교섭 의무가 있는지 추가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기사 근로자 인정 두고 지노위·카카오 '이견'

쟁점은 대리기사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노무제공자(대리기사)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 의존하는지 ▲사업자가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와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지속·전속적인지 ▲지휘·감독 관계가 존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자 여부를 판단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가 카카오T뿐 아니라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고 노무 대가도 이용자에게 직접 받으므로 근로자가 아닌 독립 사업자라 주장해왔다.

더불어 대리기사는 출퇴근 여부나 근무시간·장소도 선택할 수 있어 지휘·감독 관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체 5만여명의 카카오T대리 가입 기사 중 월 180만원의 수입을 버는 기사는 5%에 불과할 정도로 전업 비중도 작고, 소득 의존도도 낮은 데다, 활동하지 않는 기사도 많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노위는 카카오T대리 이용약관에 운행 방법·요금 등이 규정돼 있는 만큼, 사측이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봤다. 대리기사가 승객에게 이용요금을 직접 받는 것은 플랫폼 사업의 특성일 뿐, 노무 대가가 맞다고 판단했다. 또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선 산업·직종·지역별 노조는 특정 사업자와의 전속 관계가 꼭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리운전 시장 확대되는데…중노위 판단에 업계 '촉각'

중노위 판단은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 큰 반향을 몰고올 전망이다. 최근 VCNC가 대리운전중개서비스 '타다 대리'를 출시한 데 이어, 티맵모빌리티도 내년에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때문이다.

모빌리티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는 노동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10월 타다 대리 진출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노동자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물론 중노위가 노조 손을 들어줄 경우, 카카오모빌리티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부산지역 한 대리운전업체도 "부산지역대리운전노조 교섭에 응하라"라는 부산지노위와 중노위의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제 재심을 신청한 단계여서 행정소송 등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