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18개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4%) 대비 0.1%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생보사의 카드납 지수는 지난해 4분기 4.7%로 소폭 상승한 이후 올해 들어 1분기 4.6%, 2분기 4.5%를 기록하는 등 뒷걸음질 치고 있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한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당국은 소비자 편의 제고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해왔다. 그 일환으로 금융감독원은 2018년 4월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도록 했다.
현재 몇몇 보험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 카드결제가 가능한 다른 생보사들도 일부 보장성 보험 위주로 치우쳐 있다. 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 비율은 9.1%인 반면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은 각각 0.5% 수준에 그쳤다.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카드결제 비율이 높은 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16개 손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29.4%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4%) 보다 3.0%포인트 올랐다. 손보사의 카드납 지수는 올해 들어 1분기 27.6%, 2분기 29.1%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위주로 카드결제가 편중된 모습이다. 자동차보험이 79.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장기보장성보험과 장기저축성보험은 각각 13.3%, 4.9% 수준에 그쳤다.
이에 지난 9월 국회에서는 보험료 카드납부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객이 원하면 보험료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거부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처벌 규정도 담겼다.
보험사들은 신용을 빌려 보험료를 내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는 카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보험료 카드 납부를 꺼리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장 포화 등으로 인해 제로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기에는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생보사는 상품 특성 상 장기보험이 많아 수수료 부담이 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고객이 아닌 카드사만 이익을 보게 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보험료 상승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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