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타임머신]12월9일-그렉 매덕스


 

1992년 12월9일 사이영상과 골드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그렉 매덕스가 5년계약의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했다. '컨트롤의 마법사'가 마술망토를 걸친 순간이었다.

매덕스는 애틀랜타 입단후 95년까지 내리 3년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90년대 최고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94∼95년에는 만장일치 표결을 이끌어내기까지 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를 보유하지 못한 그가 '광속구의 시대'인 90년대에 독보적인 존재였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의문사항이기도 하다. 절묘한 제구력과 뛰어난 무브먼트로 수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탁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바로 이런 스타일상의 관찰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교파 투수'로 매덕스를 정의하기엔 그는 '스트라이크아웃 피처'에 더 가까운 유형이다.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91년부터 98년까지 매년 200개에 육박하는 탈삼진을 잡은 투수가 매덕스다. 그의 9이닝당 탈삼진률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5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매덕스의 빅리그 데뷔가 마운드가 아닌 베이스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매덕스는 86년 9월3일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연장 17회말 공격 때 대주자로 등장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전공인 투수로서의 데뷔는 바로 18회초에 이어졌지만 빌리 해처에게 결승홈런을 허용하면서 데뷔전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출발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3년차인 88년부터 매덕스는 NL을 압도했다. 컵스가 NL 우승을 차지한 그해 18승을 올린 이후 올해인 2004년까지 무려 17년 연속 15승을 거둔 것에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매덕스의 전성기를 꼽으라면 애틀랜타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16승6패 방어율 1.56을 기록하며 1919년 이후 빅리그 3번째 최저방어율을 기록한 94년과 19승2패 1.63을 기록한 95년은 화려했던 매덕스의 야구경력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메이저리그에 '홈런거품'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시기에 2년 연속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것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금자탑이다. 빅리그 역사상 방어율 1.80 이하를 2년 연속 기록한 투수 역시 그와 월터 존슨이 유이(有二)하다.

매덕스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마지막 300승투수'라는 점이다. 5인로테이션이 정착된 현대야구에서는 선발투수가 현실적으로 300승을 거두기는 불가능해졌다.

로저 클레멘스(328승)와 매덕스(305승)를 제외하면 가장 근접한 투수는 38세의 톰 글래빈이지만 그가 매덕스의 뒤를 잇기까지는 앞으로도 38승이 보태져야 한다.

매덕스와 글래빈 사이에 놓인 43승은 아마도 애틀랜타를 90년대 최강팀으로 만든 두 거물투수의 야구사에서의 서열차이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매덕스는 아직 현역인 관계로 명예의 전당 헌액 심사 대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가 쿠퍼스타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피트 로즈가 조만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라 믿는 사람보다 매우 적을 것이다.

/김형태 기자 horse@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타임머신]12월9일-그렉 매덕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