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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LG디스플레이 정호영號, 체질개선 성공…흑자 눈앞


구원투수 등판 후 OLED 중심 사업재편…하반기에 적자고리 끊고 경영정상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다양한 과제들을 어느 때보다 속도감 있고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가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회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구조 혁신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취임 후 첫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실적 악화 속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 사장은 1년간 체질 개선에 집중한 결과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취임 1주년은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정기 인사가 아닌 긴급 이사회를 통해 LG디스플레이 새 사령탑에 올랐다. 전임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사장이 취임 후 가장 집중한 부분은 '체질 개선'이다. 중국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대세화, POLED 턴어라운드, LCD 구조혁신을 3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LCD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OLED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의 양산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형 OLED 대세화에 속도가 붙었다. 광저우 공장이 양산됨에 따라 OLED 생산 규모가 2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광저우 공장은 원판 글래스 기준 월 6만 장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데, 기존 파주에서 생산 중인 월 7만 장 규모의 양산능력을 더하면 월 13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생산라인에 멀티모델글라스(MMG) 생산방식을 적용했다. MMG 공정은 다중모델 생산 방식으로 한 장의 유리 원판에 여러 규격의 패널을 양산하는 기술이다. 패널 원판을 다양한 크기로 잘라내기 때문에 버리는 부분이 최소화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OLED TV 패널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가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패널 출하량은 올해 440만 대에서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25년에는 1천2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의 양산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형 OLED 대세화에 속도가 붙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의 양산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형 OLED 대세화에 속도가 붙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CD는 IT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용 LCD는 2분기 기준 52%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늘면서 IT용 LCD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올해 안으로 국내 LCD TV 패널 생산기지를 대부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업체들의 공세로 인해 TV용 LCD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LG디스플레이의 TV용 패널 출하량은 1천179만 장으로 전년 대비 48.6%나 줄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출하량 순위는 2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정 사장은 사업재편은 물론 인적 구조조정도 적극 단행했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근속 5년 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OLED 등 핵심기술 분야를 제외한 근속 5년차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가 사무직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1년 새 직원 10%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임직원 수는 2만6천214명으로, 정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6월 말(2만9천103명)보다 약 2천900명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6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흑자 전환 시점은 4분기로 예상됐는데, 코로나19 속 우려보다 TV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3분기로 앞당겨진 것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체질 개선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광저우 OLED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순조롭게 진행돼 9월부터 풀가동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OLED TV 수요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전략 고객의 POLED 물량이 본격화되면서 POLED 사업 이래로 가장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면서 "대형 OLED는 유럽 시장 호조에 따른 물량 증가뿐만 아니라 광저우 공장 MMG 도입 효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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