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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이커머스 물류 코로나 악몽…확진자 발생 못 막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주문량 늘어 일용직 고용 확산…시장 경쟁 격화돼 '속도 조절'도 어려워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이커머스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긴장에 휩싸여 있다. 최근 종교 집단을 중심으로 '깜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물류 및 배송센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SSG닷컴과 마켓컬리에서 배송 업무를 담당하던 배송 기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배송 기사는 낮에는 SSG닷컴, 밤에는 마켓컬리 새벽배송 업무를 담당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과 마켓컬리는 확진자 발생이 알려진 직후 물류센터 및 화물집하장을 전면 폐쇄 조치했다. 또 이 확진자와 접촉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에 대해 전수조사 및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앞서 쿠팡에서는 지난달 인천2 배송캠프, 인천4 물류센터, 일산1 배송캠프, 잠실오피스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쿠팡 역시 SSG닷컴, 마켓컬리와 마찬가지로 확진자 발생 직후 방역 조치를 진행했으며 접촉 직원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연이은 물류·배송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쿠팡]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대표적인 '수혜자'로 꼽혀 왔다. 대규모 집합시설에 대한 대중적 기피 경향이 깊어지며 소비자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서다. 특히 지난달 30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을 결정하며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SSG닷컴은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발령된 직후인 지난 주말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마켓컬리도 이어지는 주문에 제품이 품절돼 지난 30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주문을 받지 못했다. 롯데온 역시 지난 주말 2주 전 대비 19.4%,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37.2%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주문 폭증이 오히려 또 다른 위기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문량이 늘어날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한 추가 물류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며, 이들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문 폭증으로 인해 채용되는 인력 대부분은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일하는 일용직으로 채워진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주문량 폭증에 대응한다는 이유 하나로만 정규직 직원을 늘리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방역 조치 시행이 정규직 직원에 비해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에 긴 기간 동안 소속돼 있는 정규직 직원은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하거나 확진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동선 추적 등을 비교적 수월히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이틀 단위로만 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당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시행하는 코로나19 사전 검사 외 추가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일 확진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동선 추적도 어려워 신속한 대응 또한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종교 집단을 중심으로 한 '깜깜이 감염' 사례가 이어지며 확진자 발생 사전 방지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대목에도 이커머스 선물이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며 기대와 함께 우려도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자체적인 방역 조치 등을 강화해 왔지만 최근 감염경로 미상의 확진자 발생이 많아져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더욱 높은 수준의 방역 조치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방역을 이유로 서비스 수준을 낮추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SSG닷컴]

배송량을 줄이는 등 '관리'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발발한 배송 지연 사태는 소비자 일각으로부터 이해보다는 민원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또 오프라인 업체 등에 비해 고객 충성도가 낮은 것도 경쟁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네이버 등의 시장 공략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서비스의 질을 낮췄다가는 경쟁에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일·새벽배송 등은 이미 시장의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고, 업계는 이 같은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현 상황에 현실적으로 방역을 위해 서비스 수준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강화된 방역 활동을 펼쳐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서비스 질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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