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공매도 금지 해제를 한달 반 앞두고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바이오주들의 주가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일부 바이오 업체는 대차잔고가 늘고 있어 공매도가 다시 허용될 경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씨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주들의 대차거래 잔고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씨젠의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8일 기준 총 216만7천176주, 약 4천700억원 규모로 이는 전체 주식의 8.2% 수준이다. 지난 3월 16일 한시적 공매도 금지 이후 씨젠의 대차거래 잔고는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 22일에는 전체 주식 대비 7.4%(3천634억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 7일 하루에만 대차잔고가 30만주 가까이 증가, 기존 29만6천131주에서 59만4천121주로 두 배나 불어나기도 했다. 28일 기준으로는 50만4천595주를 유지하고 있다.
대차거래란 타인에게 주식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방식인 공매도에 주로 활용된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남아 있는 주식의 평가액으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용된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단골 종목으로 꼽히는 바이오주들은 공매도 금지 이후 대차잔고가 크게 줄었다.
씨젠의 경우 공매도 금지 이전 전체 주식의 16%에 달하던 대차잔고 규모가 지난 22일에는 7.4%까지 떨어졌다. 공매도 금지 전 4만9천35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23만8천200원으로 5배 가까이 급등했다. 레고켐바이오는 공매도 금지 전 3만8천300원에서 현재는 6만1천800원으로 61% 뛰었다.
제넥신의 대차잔고는 28일 현재 62만3천619주로, 지난 3월 16일(152만6천434주) 대비 60% 가까이 감소했다. 알테오젠(67%), 셀트리온제약(53%), 셀트리온헬스케어(44%), 콜마비앤에이치(40%) 등의 대차잔고도 크게 줄었다. 이들 종목 역시 큰폭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언할 정도로 부담을 느꼈던 유가증권시장의 셀트리온도 공매도 금지 이후 전체 주식의 14.4%에 달하던 대차잔고가 10.9%까지 낮아졌다. 이 기간 셀트리온의 주가는 17만500원에서 31만7천500원으로 86%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바이오주들이 각광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는데, 공매도 부담이 없어진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오는 9월 15일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경우 대차잔고가 다시 늘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개별 업종이나 중소형주에서 상관성이 높다”며 “공매도 재개시 대차잔고가 높은 업종에 공매도가 몰리며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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