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폰 종주국이면서도 정작 100만 화소, 200만 화소, 300만 화소 카메라폰 출시에서는 번번이 일본에 선수를 뺏겼던 우리나라가 명예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팬택 계열, LG전자 등이 일본 등 해외 휴대폰 제조사들보다 먼저 500만화소 카메라폰 고지에 깃발을 꼽은 것.
삼성전자는 20일 세계 최초로 500만 화소 카메라폰 'SCH-S250'을 SK텔레콤용으로 개발, 이달 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500만 화소 폰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00년 7월 세계 처음으로 35만 화소 카메라폰 'SCH-V200'을 내놓은 지 4년3개월만의 일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지난해 9월 "500만 화소 카메라폰 출시는 200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무려 1~2년 가량 앞당겨 내놓은 셈이다.
그 뿐 아니다.

팬택계열도 "400만 화소와 500만 화소 카메라폰 개발을 거의 끝내고 현재 워킹 샘플을 테스트중"이라며 "시장상황을 고려해 이동전화사업자들과 협의를 거쳐 출시 시기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시장성을 고려해 500만 화소 카메라폰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초 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300만 화소 카메라폰에, 노키아·모토로라 등은 1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출시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내년에나 500만 화소 카메라폰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업체들이 가장 먼저 500만 화소 폰 고지에 오를 수 있게 된 이유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5월 100만 화소폰 개발 착수 때 이미 500만 화소 폰 개발도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연구개발부문의 조병덕 부사장은 "당시 400만 화소와 500만 화소를 두고 망설였으나, 둘 다 선행 기술이라는 점에서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당시 최고급 사양이던 50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비교모델로 선정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성을 고려해 일본 휴대폰 제조사들이 망설일 때 '월드 베스트'라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과감히 500만 화소 카메라폰 개발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500만 화소 카메라폰의 조기 성공은 한국 휴대폰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안고 있는 과제도 적잖다. 삼성전자의 이번 500만 화소 카메라폰에 장착된 카메라 모듈은 일본 아사히 펜탁스가 개발한 것이다.
물론 해당 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펜탁스가 카메라용 모듈을 휴대폰에 걸맞게 변형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사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휴대폰과 인터페이스 기술을 지원하는 등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또 이 때문에 펜탁스도 해당 모듈을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키로 한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500만 화소폰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광학분야에서 앞서 있는 일본 기술에 결국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조병덕 부사장은 "현재 주력 제품인 100만 화소나 200만 화소 폰의 경우에는 카메라 모듈 국산화가 상당히 진척됐지만, 그 이상의 첨단 카메라 모듈의 경우에는 국내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애로를 설명했다.
즉, 카메라폰 시대를 제대로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후방산업인 광학 분야에서 국내 기술 경쟁력을 더욱 더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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