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몇 년 전만해도 외인주택부지로 사용됐던 한남대교 북단 노른자 땅이 '나인원 한남'으로 탈바꿈돼 용산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 주변은 용산구가 한남동 카페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곳으로, 골목마다 이국적인 매장들이 들어서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바로 '고메이494 한남'이다. 고급 주거단지인 나인원 한남과 연결된 상가 건물에 들어선 '고메이494 한남'은 갤러리아백화점이 처음 선보이는 '파인 리빙(Fine Living) 스토어'로, 미식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방문한 '고메이494 한남'은 유명 F&B 브랜드부터 기존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사는 주민부터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객들이 몰리면서 곳곳이 북적였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한우 코스 전문점 '수린'이었다. 도산공원 인근에서 한우 오마카세를 잘하는 레스토랑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수린'이 이곳에 입점했다는 소식 때문인지 이날 매장 안에는 미식가들이 테이블을 꽉 채우고 있었다. 또 본점보다 부담이 덜한 가격의 한우 요리들이 구성돼 있어선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도 많았다.
'수린'과 같은 곳에 있는 '코르소 바이 팀파스토'도 독특한 분위기와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많이 몰려들었다. 또 식사를 마친 이들은 같은 층에 있는 '비노(VINO 494)', '챕터원', '프린트 베이커리' 등에 들러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특히 '비노 494'는 갤러리아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와인 부티크로, 오픈 전부터 와인 애호가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빈토리오' 등 유명 와인 용품을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만 원대부터 5천만 원이 넘는 고급 와인까지 제품을 다양하게 갖춰 놨기 때문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와인 저장고처럼 인테리어가 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며 "20여 년간 와인을 직영 운영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비노 494'를 나와 방문한 '프린트 베이커리'는 유명 작가들의 예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특히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미술계 원로 김창렬 작가가 1975년과 1990년대에 그린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어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하며 음료를 즐길 수 있었고 직원들이 큐레이터처럼 작품도 설명해줬다.
'프린트 베이커리' 관계자는 "방문한 고객들 중 미술품을 종종 구입하기도 한다"며 "찾는 작품이 없을 경우에는 다른 지점에 수소문해 구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메이 494 한남'에는 '프린트 베이커리' 외에도 현대 미술 갤러리 대표 주자로 꼽히는 '가나아트'가 입점돼 있었다. 이날은 '옻'을 기반으로 회화, 조각, 목공예 등을 선보이는 허명욱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들러 작품을 감상하기도 했다.
또 셰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럭셔리 테이블 웨어 브랜드 '베르나르도'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베르나르도'는 150년 이상된 브랜드로, '고메이 494 한남'에선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음료와 디저트까지 판매되고 있었다.
'베르나르도' 관계자는 "이곳은 주변 상권 분위기를 고려해 전 세계 최초로 카페와 스토어를 결합시켜 선보인 매장"이라며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곳에서는 하이엔드 오디오 청음시설과 바가 결합된 '리스닝룸 바이 오드(ODE)'와 LVMH 회장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 플래그십 스토어도 입점돼 있었다. '드비알레'가 국내에 매장을 정식으로 오픈한 곳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하이엔드 안경 전문점 '파피루스'와 프리미엄 펫 그루밍 살롱 '트리밍 807', 플라워샵 '초이문' 등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다양한 매장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쇼핑의 편리함을 더한 듯 했다.
'블루보틀'을 마지막으로 지하 1층을 모두 둘러본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 아래에 내려가자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찬 캐주얼 다이닝이 위치해 있었다. 한식과 양식, 아시안 푸드 등 10개 맛집으로 구성된 이곳은 미쉐린 빕 구르망에 소개된 칼국수 전문점 '밀본'을 비롯해 소곱창 쌀국수로 유명한 베트남 음식점 '땀땀', 분식집 '현선이네' 등이 입점돼 있었다. 또 매장에 마련된 자리에는 각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음식점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갤러리아가 운영하는 식품관인 '고메이 494 마켓'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은 갤러리아가 만든 PB(자체브랜드) 상품부터 다양한 프리미엄 푸드들이 매장 곳곳에 구성돼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곳의 주요 고객은 나인원 한남 입주민들로, 이날도 편안한 옷차림으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이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갤러리아 식품관인 '고메이 494'가 외부에 출점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이곳에서는 30년 전통의 갤러리아 최고급 한우 브랜드인 '강진맥우'와 독점 수입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시작해 유명세를 얻은 '아우어베이커리'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마침 갓 구운 빵이 나오는 시간이어서 인지 빵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또 매장 안에는 다양한 빵을 구입하려는 이들로 북적거렸다.
'고메이 494 한남'에는 '나인원 한남' 입주민을 위한 공간도 들어서 있었다. 요리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위한 쿠킹 스튜디오 '라퀴진'과 갤러리아가 운영하는 VIP 전용 라운지 '메종 갤러리아'가 대표적으로, 다양한 클래스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었다. 특히 '메종 갤러리아'는 갤러리아가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외부 VIP 라운지로, '나인원 한남' 입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갤러리아가 '고메이 494'를 외부에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러리아는 그 동안 '고메이 494'를 압구정 명품관과 대전 타임월드에 식품관으로만 선보였지만, '나인원 한남' 건물이 식품관을 하기에는 규모가 크다고 판단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끌어들였다. 이곳은 총 3개층 규모로 면적이 1만8천690㎡(5천654평)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의 이번 실험은 백화점 신규 출점보다 제약이 적은 도심형 플랫폼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며 "갤러리아가 이곳을 단순한 수익 창출뿐 아니라 VIP 고객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고메이 494 한남'은 갤러리아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채워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며 "고객의 삶에 영감을 주는 국내 최고급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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