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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주] 어설픈 '음란' 잣대...짓밟힌 PJ


 

딸기(25), 채연(22), 나연(20) 포르노 자키(PJ) 3인방이 돌아왔다.

이들은 해외에서 적나라한 인터넷 포르노 방송에 출연했다가 지난 5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PJ 3인방이 15일 홍익대 부근 모 클럽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하고, 새 사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짓'을 또 한다고? 발칙하단 생각이 먼저 든다. 불법 포르노 방송에 출현했다가 구속된 게 엊그제인데 다시금 옷을 벗는다고 선언했기 때문. 기자회견 뒤에는 자신들이 개설한 성인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누드촬영도 강행했다.

카메라 기자들 앞에선 이들은 거침없이 음란한 자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그것은 음란이 아닌,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짓이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PJ가 뭔지도 모른 채 불법성인물에 뛰어든 이들은, 해외까지 건너가 몸을 버리고도 매니저에게 속아 한 푼도 못 챙기고 돌아왔다. 몸은 구속을 당했고, 차디찬 주위의 시선에 마음마저 시퍼렇게 멍들고 말았다.

누가 20대 초·중반의 아리따운 이들을 이처럼 처절한 지경까지 내몰았나. '음란'에 대한 모호한 잣대와 음지에서만 이를 즐기는 대중의 '이중성' 때문이다.

성인물은 음란성 여부에 따라 불법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성애 장면을 묘사하는 두 배우가 실제와 같이 행위하면 불법이고, 연기로써 행위하면 합법이다. 이러한 종이 한 장 차이의 모호한 기준에 의해 음란 여부가 가려진다. 그만큼 현재 국내에서 음란의 기준은 매우 어설프다.

많은 사람들은 그 음란성을 들어 PJ에 손가락질을 한다. 그러면서도 뒤로는 PJ를 바라보며 만족을 느낀다. 음탕하고 난잡한 것은 생존을 위해 알몸을 드러내는 PJ들이기 보다는 뒤로는 음란을 즐기면서 겉으로는 손가락질하는 다수의 대중이 아닐까.

PJ 3인방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철저히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새롭게 성인사이트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뛰어들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몸을 던져 건강한 방식으로 성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겠다는 이들이 무엇이 잘못인가.

이제는 성인산업이 떳떳하게 양지로 나와, 기존의 PJ들처럼 몸만 뜯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법의 테두리를 보다 공고히 하고, 사이버상에 나도는 불법 영상물과 성인 서비스를 철저히 근절해야 할 때다. 그래야 건강한 성인산업이 정착할 수 있다. 대중들도 성인산업에 대한 '이중성'을 버리고, 자유롭게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함은 물론이다.

15일 기자회견에 나선 PJ들은 "체험수기를 발간해 어리석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법 서비스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다른 PJ들도 합법적인 성인 서비스 안으로 끌어들이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 성인콘텐츠 업체는 이들 PJ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것에 자신들의 책임도 있다고 시인하며, 튼튼한 성인업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마케팅·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대중과 정부, 국회도 성인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해 '뭔가'를 돕도록 해야 할 때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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