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윤홍근 회장이 이끄는 제너시스BBQ가 끊이지 않는 소송전과 방만한 경영을 일삼으며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한 때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업계를 이끌었지만 계속된 잡음으로 경쟁사인 교촌, bhc에 연이어 추격 당해 매출액 3위로 주저앉은 상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3%, 12.1% 감소하며 2천300억 원, 18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31.8% 급락한 117억 원에 그쳤다.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빅2 자리는 현재 교촌치킨과 bhc치킨에 뺏긴 상태다.

이 같은 하락세는 BBQ가 치킨값 꼼수 인상, 일감 몰아주기, 오너리스크 등 잇단 악재에 발목이 잡힌 영향이 컸다. 특히 BBQ는 2017년 5월과 7월에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하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에 막혀 무산됐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격 원상 회복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11월에 BBQ 전체 매출에서 80% 이상 차지하는 인기 제품들만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해마다 감소하는 영업이익을 충당하기 위해 생닭 한 마리당 300원의 광고료를 가맹점주들에게 받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재료 값은 이미 지난해 1월 9개 핵심 품목을 대상으로 인상한 바 있다.
BBQ는 윤 회장이 2017년 수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를 아들에게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또 경쟁사인 bhc치킨과의 잦은 법정 다툼, 콘서트 거짓 홍보 논란, 오너가 회삿돈 유용 의혹 등으로 계속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BBQ는 경쟁사인 bhc와 언론사인 KBS 등과의 무분별한 소송전을 무리하게 펼치며 기업 이미지를 깎아 먹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bhc치킨과는 수 년째 지지부진한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bhc와 BBQ의 갈등은 2013년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수 차례 있었다. 특히 bhc가 급성장하며 매각된 지 3년 만에 BBQ를 제치고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올라선 후에는 BBQ의 무리한 움직임이 더 심해졌다.
결국 일부 소송은 bhc의 승리로 끝났으나, 물류센터·소스 공급과 관련된 소송전은 아직 1심도 진행시키지 못한 채 양측이 서로 감정 싸움만 벌이고 있는 상태다. BBQ는 bhc 매각 당시 몸값을 높이고자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를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고, bhc로부터 10년간 물류용역과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겠다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경쟁사에 신메뉴 개발 등 중요 정보들이 유출된다는 이유였다. 이 일로 bhc는 수 천억 원대 손해를 봤다.
또 BBQ는 bhc 매각 당시 물류재고가 장부상 재고와 20억 원 가량 금액이 맞지 않자 bhc 물류직원들을 횡령이라 주장하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를 두고 bhc 측은 이들은 무혐의 처리가 됐지만 소속이 BBQ에서 bhc로 바뀌자 BBQ가 힘이 약한 직원들을 상대로 일부러 소송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BBQ는 2014년 직원을 통해 bhc 소스도 훔쳐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여러가지 내용으로 bhc를 검찰에 고발하며 끊임없이 괴롭혔다. bhc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또 BBQ는 bhc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가맹점 수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2018년 11월 최종 패소해 bhc 인수 당사자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에 98억 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BBQ는 언론사를 향해서도 무리한 소송전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국기자협회에 따르면 KBS는 지난 2018년 11월 15일과 16일자 뉴스에서 "BBQ회장,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 생활비 충당", "BBQ에서 3천달러 입금됐는데…해명 따져 보니"와 16일 "BBQ 작은 회장님의 수상한 미국생활" 등을 여러 뉴스를 통해 연속으로 보도했다.
이에 BBQ는 관련 보도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KBS는 법원의 가처분결정 취지대로 BBQ의 반론을 반영해 보도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6월 회삿돈을 자녀 유학자금으로 쓴 혐의로 윤 회장을 기소의견 검찰 송치했다.
그럼에도 BBQ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KBS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KBS는 현재 대부분의 민사소송 1심과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고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앞서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은 제너시스BBQ 등이 KBS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와 3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윤 회장 아들이 BBQ 미국 법인이 운영하는 현지 매장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해왔다는 BBQ측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당시 윤 회장 아들이 고등학생이었고 이후에도 미국 소재 평생교육원에 입학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업무를 담당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BBQ는 멈추지 않고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강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와 항소심 재판장과 함께 근무했던 변호사를 추가 선임해 상고와 항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기자협회 관계자는 "KBS의 정당한 보도활동에 이미 손을 들어줬음에도 BBQ가 과도한 비용을 들어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자본으로 언론을 억압해 자사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업계에선 윤 회장이 정점으로 있는 내부 경영 문화가 BBQ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곳의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가 다양한 의견 수렴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BBQ가 업계에서 잦은 잡음을 일으키며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물가·최저임금 인상, 경기 불황 등 경영 환경이 안 좋아진 상황에서 한 오너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 같은 논란이 계속돼 BBQ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BQ는 '가맹점이 살아야 가맹본부가 산다'는 기본 경영철학과 상반된 오너의 잘못된 판단, 무분별한 소송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사업을 뒷전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며 "지금은 기본 사업 본질을 중시하는 태도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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