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4·15 총선이 집권 여당의 유례 없는 압승으로 끝나면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명암도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우선 차기 대권 경쟁에서 탄탄가도를 걸을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당내 대선주자급 후보군이 넘쳐나 대선이 가까울수록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은 당 간판인 황교안 전 대표의 불명예스런 낙선과 퇴진으로 당분간 추락이 불가피하다. 선거 참패 후유증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 큰 만큼 당내 리더십 회복부터가 시급한 상황이다.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 본투표 당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왼쪽)이 이해찬 대표와 지상파 3사 출구조사를 지켜본 후 의견을 나누고 있다.](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2004/1586948404773_1_131609.jpg)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3월 23~27일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전국 18세 이상 성인 4만5천582명 대상, 응답률 5.6%, 95% 신뢰수준 ±1.9%p 표본오차, 기타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결과 1위는 이낙연 위원장(29.7%)이다. 그 다음 순위는 황교안 전 대표(19.4%), 이재명 경기도지사(13.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5%),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4.5%), 박원순 서울시장(3.5%), 오세훈 전 서울시장(3.2%) 순이다.
![지난 3월 조사 기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추이. [자료=리얼미터 ]](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2004/1587356257393_2_131924.jpg)
전반적으로 여당 후보들이 인지도, 선호도 측면에서 앞서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처로 전국적으로 광역지자체장들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인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방역, 대민지원 등 발빠른 대처로 지자체장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 이같은 경향은 더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전 대표가 민주당, 통합당 대표 선수로 맞붙은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결과부터가 상징적이다. 이낙연 위원장이 58.38% 득표로 황교안 전 대표(39.97%)를 19.4%포인트 큰 격차로 이겼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미 민주당 내 인사들 가운데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각 종 여론조사 결과 시종일관 큰 지지율 격차로 황 전 대표에 대해 우위를 점했다. 그 때문에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 단위 유세전에 나서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선거전을 지휘했다.
![지난 15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총선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도서관 대강당을 빠져나가고 있다.](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2004/1586966598775_1_132121.jpg)
황 전 대표는 이번 총선 선거운동 돌입 전부터 이미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올해 들어 1월 초부터 이낙연 위원장이 종로 출마의지를 피력했지만 황 전 대표의 경우 한 달이 지나서야 뒤늦게 출마의사를 나타냈다. 그 사이 종로 대신 '당선 가능한 험지'를 찾는다는 얘기가 퍼지며 종로 출마 전부터 맞대결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이미지를 얻었다.
더구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 당 공관위와 공천 결과를 두고 공공연히 충돌한 데다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전 대표와도 비례대표 명단을 둘러싸고 한바탕 내전을 치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후 선거 지휘는 김 위원장에게 전적으로 맡긴 채 종로 선거에 매달렸지만 낙선한 상황이다.
황 전 대표는 결국 본투표 당일 지난 15일 개표 불과 5시간여만에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선거 참패 이후 당 혼란에 대한 수습은 시도조차 못하고 손을 뗀 셈이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황교안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 그 리더십과 정책 때문에 졌는데 통합당에서 용납하겠느냐"고 못을 박았다.
통합당 내 차기 대선주자 중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시장도 이번 선거로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우선 홍 전 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 및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공천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했다. 당초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 예정이었으나 양산을, 대구 수성을로 두 번이나 출마지를 바꾸며 단단히 스타일을 구겼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토종주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2004/1586849153172_2_132316.jpg)
수성을에서 통합당 이인선 후보를 상대로 접전 끝에 신승했으나 당 지도부가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복당 불허 방침을 천명한 만큼 복당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정계 복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고민정 청와대 전 대변인에 서울 광진을에서 패하면서 당분간 공백기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장에서도 이번 선거는 사실상 참패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등록한 가운데 득표율 6.7%를 얻어 비례 3석을 얻었다. 정당득표율 20%라는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한 성적이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의 경우 이혜훈 의원, 오신환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 민현주 전 의원 등 유승민계 주요 인사들이 낙선하면서 타격이 적잖은 상황이다. 야권 관계자는 "인물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여당에 뒤지는 가운데 야당 들이 내년 초부터 펼쳐질 대선 레이스에 어려운 조건에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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