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만 해도 디지털 명함이 전달된다. 반도체 칩이 내장된 속옷을 입기만 해도 나의 생체 신호가 측정되고 데이터가 병원으로 보내진다...'
가까운 미래의 일상이 될 '입는 PC 패션쇼'가 펼쳐진다. 오는 10월27, 28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IT-SoC 2004 & 차세대PC 산업 전시회'는 꿈만 같은 미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행사의 'EveryWhere Technology, Every Wear(s) Technology'라는 대 주제에서도 볼 수 있듯 '인간과 패션, 첨단 IT 기술'이 하나가 되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연구진흥원, IT-SoC 협회,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행사를 주관한다.
두 남녀가 만난다. 사업 때문에 만나는 두 사람은 밝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지만 명함을 교환하지 않는다. 손목에 찬 첨단 단말기는 서로 악수하는 순간, 인체를 매질(媒質)로 상대방의 전자 명함을 받아 저장한다.

손목시계 크기만한 '손목형 퍼스널 스테이션'은 현재의 PDA가 할 수 있는 컴퓨팅 기능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전화걸기나 받기는 기본, 음악을 듣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동영상도 안경처럼 생긴 디스플레이(HMD)로 이용이 가능해진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건강 상태가 바로바로 체크된다. '바이오 셔츠'를 입기만 해도 옷에 내장된 각종 칩이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이를 무선통신으로 병원으로 전달한다. 이번 패션쇼에는 겉옷 형태의 제품이 선보이지만, 향후 속옷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한 것처럼 가상의 '3차원 입력장치'도 선보인다. 손가락에 끼는 반지모양의 3차원 마우스를 허공에 움직이면 화면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삼성종합기술원과 함께 이와 유사한 '착용형 마우스'인 '스커리(Scurry)' 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손 등에 부착된 센서가 손의 위치를 감지하고, 손가락에 장착된 가속도 센서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처럼 사용한다.
이번 '입는 PC 패션쇼'에서는 미국의 대표적 '입는 PC' 개발 업체 자이버넷(Xybernaut) 등 국내외 전문기업들의 다양한 제품들이 소개돼 참관인들을 들뜨게 할 전망이다.
'입는 컴퓨터'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직접 착용하기 때문에 각종 기기들을 제어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유비쿼터스 시대의 '코드'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
머지 않아 우리 모두가 첨단 장비들로 무장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세계 곳곳을 누비는 21세기 신인류, 이른바 '디지털 노매드(digital nomad)' 족이 되는 것이다.
지난 60년대 입는 PC에 대한 개념이 등장한 이후 'MIT 미디어랩'을 비롯한 많은 연구기관들이 섬유와 칩을 이용해 정보전달이 가능한 입는 PC를 개발중이다.

정기삼 용인송담대 교수는 "집채만 했던 컴퓨터가 드디어 입는 컴퓨터로까지 발전했다"면서 "기술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연구의 병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섬유 및 패션 전문가, 심리학자, 경제학자 등 다양한 영역의 공동연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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