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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패스트 지고 친환경 뜬다…왜


'지속 가능' 패션 관심 높은 젊은 층 늘어…'환경오염' 주범 낙인 탈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던 패스트 패션이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패션업계가 지속 가능한 '친환경' 트렌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등장으로 '환경오염' 주범으로 낙인 찍혔던 과거의 모습을 버리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환경과 공존하는 이미지를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싸이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비싸이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25일 삼성패션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패션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 가능 패션' 트렌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만을 모은 플랫폼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점, 의류를 소유의 대상이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늘면서 의류 렌털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지난해 '맥킨지 뉴 에이지 컨슈머 미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선 응답자 가운데 66%가 제품 구매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응답자 중 75%는 밀레니얼 세대로 나타나 젊은 층일수록 패스트 패션보다 '슬로 패션'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H&M은 지난해 중고 의류 판매에 이어 의류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H&M은 지난해 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컨셔스 컬렉션'도 공개했으며, 2030년까지 100% 재생 또는 지속가능한 패브릭을 사용하겠다고도 선언했다.

프라이탁과 허 등은 P2P 공유 플랫폼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있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온라인 플랫폼 네타포르테에는 서스테이너블 플랫폼 '넷 서스테인',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 등이 입점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자라 역시 올해까지 100% 지속가능한 패브릭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하며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했다. 또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신규 PE(virgin pollyester)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으로 소비가 결정되는 시대는 끝났다"며 "대안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념·명분 소비 트렌드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노스페이스]
[사진=노스페이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패션업계에도 퍼지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지난해 말 입지 않는 다운 자켓을 가져오면 K2 제품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리사이클 유어 다운 캠페인'을 실시했다. 또 최근 출시한 '시그니처 플리스' 자켓은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를 사용해 주목 받았다.

K2는 올해 친환경 제품군을 대폭 확대해 선보일 방침이다. 폐 페트병이나 폐기물 등에서 추출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거나, 물과 화학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드라이다이 기술, 환경 친화적인 생분해원사 등을 사용한 친환경 제품군 '블루트리' 등을 앞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매년 친환경 상품군을 늘리고 있는 '노스페이스'는 최근 페트병 리사이클링 원단과 천연 울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신발 '발키리 보아 2 고어텍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갑피(어퍼)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원단 사용하고 안창(인솔)은 생분해되는 천연 울을 적용했다. '클래식 울 스니커즈'는 안창과 갑피 모두 생분해되는 천연 울 소재로 만들었다.

또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생산뿐 아니라 공정·포장·마케팅에도 친환경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 구매 시 제공해오던 포장용 종이 상자 대신 다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천 소재의 '다회용 슈즈백'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파타고니아'는 리사이클 다운을 활용한 '사일런트 다운'과 버려진 카펫과 어망 등을 재활용한 '토렌트쉘 3L 재킷'을 선보였다.

블랙야크의 친환경 의류 브랜드 '나우'는 제품군 70%에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산업 폐기물과 폐그물을 수거해 만든 리사이클 나일론 등을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는 재킷 한 벌당 폐 페트병 83개를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 플리스'를 출시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보틀보틀 맨투맨' 셔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원사 가공한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소재를 활용했다.

'디스커버리'는 신학기를 맞아 '키즈 플레이 백팩'에 친환경 리사이클 원단 리프리브를 사용했다. 인체는 물론 자연환경에 무해한 친환경 발수 가공제를 적용했으며, 원사 생산부터 코팅까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블루사인 인증 파트너사에서 소재를 공급받았다.

텐먼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텐먼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대기업들도 '친환경'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올해를 친환경 출시의 원년으로 삼고 지난달 친환경 라인 '비 싸이클(B-Cycle)'을 출시했다. 빈폴의 남성 라인 '빈폴맨'은 소재개발팀과 폐 페트병을 재생한 충전재를 개발해 일부 제품에 적용했다. 또 빈폴은 지난해 말 동물 학대 없이 윤리적으로 다운을 채취한 제품에 적용되는 'RDS(책임다운기준)' 인증 제품 '트러커 점퍼'도 출시했다.

LF는 지난 시즌 헤지스를 통해 '에코풀 라인'을 선보인 데 이어 앳코너를 통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에코 컬렉션'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제품은 친환경 데님 소재를 사용한 '세렌티 핏 데님'으로, 소재 공정 시 물과 천연가스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생산돼 '친환경 진 소재'로 알려진 터키의 보싸 데님이 사용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계절 구분이 없는 패션 브랜드 '텐먼스(10MONTH)'를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단독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1년 중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콘셉트로, 계절과 상관 없이 입을 수 있는 기본이 되는 품목을 좋은 원단을 사용해 몸에 잘 맞도록 본질에 집중해 제작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8개 브랜드가 모여 스윗셔츠 시즌 2인 '업사이클링 스윗셔츠'를 출시하고 캠페인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했다. 캠브리지멤버스, 에피그램, 에스로우, 헨리코튼, 코오롱스포츠, 래코드, 커스텀멜로우 등 8개 브랜드가 캠페인에 참여했다. 또 코오롱FnC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도 몇 년 전부터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패스트 패션은 하향세다. 미국 패스트패션 대표 브랜드였던 '포에버21'은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H&M'은 지난2018년까지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한 시즌만 입고 버려지는 옷이 많고, 시즌이 지나면 품질에 문제가 없는 옷도 재고품이 돼 할인 판매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릴 때가 많았다"며 "2주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놓는 패스트 패션의 트렌드와는 상반되게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보자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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