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통상적인 사례보다 짧은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먼저 1년 임기를 부여받고 3년 연임이 결정된 사례에 비춰볼 때, 권 내정자도 '조직안정화'라는 당면과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따라 연임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에게 1년의 임기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초단기계약'이다. 통상적으로 은행장은 첫 임기로 2~3년을 채운 후 1년을 연임한다. 그에 반해 권 내정자는 첫 임기부터 1년이라는 짧은 임기를 받아들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권 내정자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DLF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흐트러진 조직을 1년 동안 얼마나 잘 가다듬는지 보고 연임을 결정하겠다는 게 이사회의 의중이라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권 내정자의 경우 우리은행 부행장을 거쳐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거쳤지만, 아직 은행장으로서 검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사회에서 권 내정자를 뽑은 가장 큰 이유가 조직 안정화인 만큼, 향후 1년 동안 과제를 잘 풀어가면 연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손 회장도 지난해 회장에 취임할 때 이사회로부터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은행장으로선 검증을 받았으나 아직 금융지주의 회장으로서의 능력은 확인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이사회는 손 회장에게 지주 체제의 안착을 주문했는데, 손 회장이 1년 간 우리카드·우리종금 등을 안정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성과를 보이자 연임을 결정하며 3년의 추가 임기를 결정했다.
권 내정자 역시 조직안정화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3일 오전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본점이 잘못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라고 지시한 만큼,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재현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취임 후 직원들에게 말할 것이다"라며 "이어 조직이 안정을 찾고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면 고객으로부터의 신뢰를 0.1mm씩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권 내정자는 다음 달 말에 예정된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행장에 선임된다.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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