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는 와이드로 봐야 제 맛이지."
화면이 '와이드(wide)' 해지고 있다. 가로대 세로 비율이 '16대9'로 대표되는 와이드 화면은 TV나 PC 모니터, 노트북PC 할 것 없이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와이드'라고 하면 16대9의 비율이 떠오르지만 사실은 회사마다, 혹은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
어, 왜그렇지. 혹시 불량?. 궁금증을 풀어보자.
◆ "16대9가 아니네!"
애플컴퓨터코리아가 지난 8일 국내 판매를 발표한 30인치 초대형 LCD 모니터는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16대10'이다. 함께 내놓은 20인치, 23인치 모니터도 모두 16대10의 비율이다. 애플코리아는 "애플은 모니터 뿐만 아니라 기존 판매중인 와이드형 노트북도 모두 16대10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한국HP가 내놓은 14인치 와이드 노트북 '프리자리오' 및 '파빌리온' 모델은 가로 세로 비율이 '15대9'다. 이 회사는 15.4인치 노트북 모델도 '15대9' 짜리를 팔고 있다.
지난해 삼보컴퓨터가 내놓은 노트북 모델 '드림북 G7'은 스크린 비율이 '15대10'이었다. 삼보가 올해 하반기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7인치 일체형 데스크톱 '루온 올인원 와이드'는 '16대9'를 따르고 있다.
제품마다, 혹은 제조사마다 화면 비율이 16대9로 꼭 같지 않은 것은 제품 디자인상 세트 제조업체가 원하거나, 패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패널업체가 제안하는 사이즈를 쓰기 때문이다.
와이드 비율에 대한 뚜렷한 표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트북의 경우 16대9 비율인 제품이, 모니터는 16대10인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 "눈으로는 못느껴"
디자인을 중시하는 애플은 미세한 작업 환경까지 고려해 패널 제조사에 '맞춤형' 주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은 16대10을 선택했다.
애플컴퓨터 함석훈 이사는 "16대9가 일반 DVD 표준비율로 영화 감상에 좋지만 애플 모니터는 영상 시청보다 화면에 여러 개의 창을 띄운 채 작업하는 데 초점을 둬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이 선보인 30인치 제품의 경우 400만개(WQXGA급, 2560x1600)가 넘는 점(화소)들이 화면을 표현한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많은 요소들이 고려되겠지만 30인치 화면 사이즈에 WQXGA급 해상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16대10 비율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비율이 달라지는 원인은 패널 제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비율의 제품을 세트 제조사에 제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00x720mm, 730x920mm 사이즈의 마더글래스로, LG필립스는 1000x1200, 1100x1250 사이즈의 것을 잘라 노트북용 패널을 만들고 있다.
삼보컴퓨터 홍봉룡 기술연구소장은 "미세한 비율의 차이는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없으며 성능에도 차이가 없다"면서 "생산성 최대화를 위한 패널 제조사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세트 업체도 16대9를 꼭 고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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