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이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비디오 게임들이 북미, 일본,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개발한 ‘킹덤 언더 파이어:더 크루 세이더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아 북미 쪽으로 진출하고,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의 ‘마그나카르타:진홍의 성흔’는 콘솔 게임 강국 일본에서 호평을 받으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산 비디오 게임이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은데 대해 부여할 수 있는 의미는 적지 않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리니지’와 ‘뮤’의 성공을 기점으로 온라인 게임 부문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수백여 개 달하는 게임업체들이 유독 온라인 역할분담 게임(RPG) 개발에 치중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해 있다.
이 반면에 세계적으로 70%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비디오·아케이드 플랫폼의 게임 개발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국내 업체가 비디오·아케이드 게임 타이틀을 들고 해외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는 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산 콘솔 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와 ‘마그나카르타’가 국내 및 해외에서 동시 출시됨에 따라 국내 게임시장의 플랫폼 다양화 및 세계 게임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게임 산업의 저변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킹덤 언더 파이어’는 엑스박스용 타이틀 최초로 액션 전략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는 특징에 힘입어,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북미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말 경 국내 및 미국, 캐나다 지역에서 동시 발매될 예정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유통망을 타고 콘솔 게임의 저변이 넓은 북미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0년 PC 게임으로 개발돼 국내 및 해외에서 45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킹덤 언더 파이어’는 엑스박스용으로 플랫폼을 바꾼 후 최근 예약판매에 들어가 발매 1시간 만에 1천 장이 곧바로 매진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상윤 사장은 “아시아를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반드시 비디오 게임으로 성공을 거둬야 한다”며 “‘킹덤 언더 파이어’를 시작으로 전세계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주목받는 비디오 게임 개발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판타그램은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서도 ‘킹덤 언더 파이어’를 선보이기 위해 각국 유통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마그나카르타’는 같은 이름의 전작 PC 게임과 달리 동양적인 분위기의 혼합 세계관을 선택한 정통 RPG 장르로 한·일 양국에서 인기몰이에 나설 태세다. 오는 11월 중 양국에서 동시 발매될 예정인 ‘마그나카르타’는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유통사 반프레스토와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콘솔 강국 일본에 도전장을 내민다.
특히 이 게임은 지난 8월 일본의 권위있는 게임 전문지 패미통의 기대신작 순위에서 콘솔 대작 ‘킹덤 하츠2’ 등을 제치고 6위에 랭크되며, 벌써부터 일본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소프트맥스의 온라인 게임 ‘테일즈 위버’가 일본에서 오는 21일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인지도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으며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희 사장은 “국산 비디오 게임이 콘솔 게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출시 전부터 주목받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국산 비디오 게임들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우종식 원장은 “과거 국내업체가 개발한 PC 게임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던 점을 볼 때,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대작 콘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3대 게임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비디오·아케이드 게임에 보다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 원장은 “현재 국내 게임 개발업체들은 온라인 게임 부문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더 넓은 세계시장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와 같은 콘솔 게임 기기의 개발은 이미 늦은 감이 있는 만큼, 우수한 비디오 플랫폼의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문화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세계적으로 비중이 높은 비디오·아케이드 게임 시장에 대한 점유율 확보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지만, 게임 개발사들의 인식 문제와 게임 부문에 대한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개발원은 1차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비디오 게임 부문의 전문 개발인력 양성이라고 보고,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윤여을)와 협력해 오는 10월 중 비디오 게임 교육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맥스와 판타그램을 위시로 시드나인, 엔로그 등 몇몇 게임업체들이 비디오 게임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향후 국내 게임시장의 다변화 및 국제적 위상 강화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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