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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톡] 비비고죽 vs 양반죽, 누가 더 '죽'일까…직접 먹어보니


'레토르트 느낌' 두 제품 모두 심하지 않아…전문점 수준까지는 '아직'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죽'은 몸이 아플 때 먹거나 가까운 전문점에 찾아가 먹는 음식이었지만, 동원의 '양반죽' 제품 출시 이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간편식'이 됐다.

또 '양반죽'의 성공은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업계의 '큰손'들은 물론 본죽과 같은 죽 전문점까지 즉석죽 시장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특히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죽'은 출시된 지 100일 만에 500만 개가 팔리며 시장을 잠식해 나갔고, '파우치 죽'을 시장의 한 카테고리로 성장시켰다. 이에 업계 1위 동원도 지난 7월 '양반 파우치죽' 4종을 출시하며 비비고에 '맞불'을 놨다.

업체간의 경쟁은 즉석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꿨고, 이는 고스란히 죽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28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상온 즉석죽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327억 원에서 지난해 884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또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죽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파우치죽 2개 제품을 직접 시식해봤다. 가격은 3천 원 중반대로 비싸지 않았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에 지난 27일 저녁 업계 1·2위를 차지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반죽'과 '비비고 죽'을 직접 시식해 봤다. 품목은 개인적 선호와 비교의 객관성을 위해 '전복죽' 단일 제품으로 정했으며, 거주 지역 인근에 자리잡은 한 대형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또 비교 항목은 ▲찰기 ▲짠맛 ▲원물의 맛 ▲레토르트맛 ▲원물 크기 ▲전복 크기 등 총 6개 부문으로 정했으며, 두 제품의 맛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제품을 다섯 숟가락 먹은 후 입안을 헹군 다음 다른 제품을 먹는 방식으로 시식했으며, 한번에 다 먹기는 어려운 양인지라 지인 Y씨(30·직장인)의 도움을 받았다.

◆'전통 제조기법' 실감케 한 '양반 전복죽'…단점은 "전복이 작아요"

[표=이현석기자]

동원F&B에 따르면, 동원 양반죽은 쌀과 각종 원물재료를 파우치에 함께 넣고 한번에 끓이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또 이 과정에서 특수 제작한 설비를 이용, 지속적으로 젓는 효과를 구현해 쌀알이 살아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동원 양반 전복죽은 쌀알이 뭉치지 않고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찰기 또한 으레 '죽' 하면 생각나는 '꾸덕거림'이 살아 있는 모습이었고, 무엇보다도 당근, 표고버섯 등 원물이 큼직하게 들어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동원 양반죽은 원물이 큼직하게 썰어져 있어 식감이 좋았다. 다만 전복은 알갱이 수준으로 작았다. [사진=이현석기자]

맛은 '죽'에게서 으레 기대하는 수준의 적절한 짠 맛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군데군데 들어 있는 전복의 맛도 충분히 살아 있었다. 다만 레토르트 제품 특유의 '레토르트 냄새'가 다소 느껴져 아쉬웠고 짠 맛에 버섯, 전복 등 원물의 맛이 다소 묻히는 느낌도 있었다. 실제 Y씨는 "3분 카레 느낌이 난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 제품의 포장지에는 매우 큰 전복이 그려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실제 제품에서 전복은 매우 작은 크기로 썰려 들어가 있어 아쉬웠다. 다만 비록 크기는 작게 썰려 있었지만, 전복의 '알갱이'는 제법 많이 들어 있어 직접 먹어보면 이 제품이 전복죽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비비고 전복죽'…"전복 외 타 원물 크기 작아"

[표=이현석기자]

양반 전복죽과 달리 '비비고 전복죽'은 짜지 않았고, 비교적 다소 '밍밍'한 맛이 났다. 찰기 또한 다소 낮아 언뜻 보면 미음 같은 느낌이었다. 또 양반 전복죽과 달리 대부분의 원물이 비슷한 크기로 잘려 있어 비주얼 측면에서 다소 심심한 모습했다. Y씨는 "봉투에 표시된 원물 함유량은 비슷한데, 이렇게 비주얼이 달라도 되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만 실제 먹어보면 양반 전복죽보다 편한 맛이 났다. 짜지 않기 때문에 다른 원물들의 개성있는 맛의 조화가 어느 정도 느껴졌고, 모든 원물이 큼직하지는 않았지만 씹는 맛은 살아 있어 부담 없이 씹기 편했다. 또 양반 전복죽의 단점으로 느껴졌던 '레토르트 냄새'가 거의 없는 수준이어서 간편식 죽을 자주 먹지 않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비비고 전복죽은 동원 양반 전복죽에 비해 전복이 크게 썰어져 있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또 다른 원물의 크기는 동원 양반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전복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큰 모습을 보여 흥미로웠다. 쌀알 두 개 정도 크기로 깍뚝썰기돼 있던 양반죽의 전복보다 죽 안에 들어 있는 알갱이의 수는 조금 적었지만, 알갱이 하나마다의 크기는 전복의 형체를 구분할 수 있어 '전복죽'을 사왔다는 시각적 만족감을 줬다.

◆두 제품 모두 '가성비' 뛰어나…전문점 수준 뛰어넘느냐면 '글쎄요'

제품들을 먹으며 의견을 나누다 보니 어느 새 그릇이 바닥을 드러냈고, '배부른 한 끼 식사'가 끝났다. 제품들의 파우치에는 1~2인분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건장한 남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한 파우치가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양이었다.

또 전자레인지 대비 4배의 시간이 더 필요한 중탕 방식으로 제품을 데웠음에도 다 먹기까지 2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으면 10~15분 안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바쁜 출근길 아침 식사로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가성비는 '뛰어난 수준' 이었다. 두 제품 모두 대형 마트 기준으로 3천 원대 중반 가격대였으며, 이는 비슷한 양의 전문점 죽 대비 3분의 1 이상 저렴한 가격이었다. 맛도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좋은 수준으로, 죽 전문점들이 즉석 제품 시장에 하나둘 뛰어드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다만 이들 제품이 맛과 성분 측면에서 죽 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죽의 수준을 뛰어넘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아직 모자랐다. 그 자리에서 요리되고, 바로 소비되는 전문점 제품에 비해 장기 보존을 목적으로 대량 생산된 제품인 만큼 특유의 '인스턴트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고, 이 느낌이 맛을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한 끼 식사'로는 충분했지만, 죽 전문점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었다. [사진=이현석기자]

한편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파우치죽 시장은 지난해 10월 3억9천400만 원 규모로 전체 죽 시장의 6% 수준이었지만, '비비고 파우치죽'이 출시된 후 시장 점유율은 두자릿수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동원이 양반죽 파우치죽 제품을 내놓은 직후인 지난 8월에는 42억8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용기 시장의 절반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도 이 같은 시장 성장에 발맞춰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우치 죽은 용기죽 시장을 침범하기보다 죽 시장 전체를 키우고 있는 상품"이라며 "동원, CJ 외에도 높은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하나둘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1인 가구 확대 등 죽 제품에 유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파우치죽 시장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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