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암을 연구하려면 환자에서 채취한 종양세포를 분석해야 하지만 충분한 양을 직접 구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한 번 채취한 종양세포를 보존·증식해 검사 시료로 사용하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종양세포의 증식은 주로 생쥐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분석 대상인 세포에 쥐 세포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의 김상우 교수 연구팀은 환자의 암세포 시료를 분석할 때 이같은 외부요인을 줄여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해 유전체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지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에 1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모든 유전자 서열 차이를 정리하고, 기존의 암 관련 돌연변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환자유래모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연변이 분석 오류를 찾아냈으며, 이를 토대로 쥐 세포가 섞여 있는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 등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도출해 낸 방법을 토대로 최적 유전자분석법을 적용한 결과 최종적으로 99.65%의 정밀도로 쥐 유전체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유전자검사나 약물반응검사 등을 위해 종양조직을 여러 차례 분석하는 일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한 번 채취한 종양세포를 자연적으로 보존하고 충분히 증식시켜 여러 검사의 시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환자유래모델(PDMS, patient-derived models)이 활용된다.
하지만 이렇게 제작된 환자유래모델은 살아있는 쥐의 몸속에서, 혹은 쥐에서 추출한 가상 세포질에서 배양된 인간의 종양 세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약 10%,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70%까지 쥐의 정상 세포가 함께 자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환자의 세포로부터 온 것인지 쥐의 정상 세포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구별하고 제거할 수 있는 분석법의 표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먼저 쥐의 정상 세포가 인간 유전 변이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세 가지 계통의 정상 실험 쥐 5마리에게서 얻은 간 조직의 유전자 서열을 읽어 들이고, 인간 유전체 분석법을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 인간 유전체의 49%에 달하는 영역에 쥐의 유전자 서열 조각들이 성공적으로 정렬됐으며 그 중에는 암 관련 유전자도 409개 포함돼 있어 인간 암 연구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쥐의 유전체가 인간 유전체 분석에 포함됐을 때 유전 변이로 검출되는 120만 개의 모든 서열을 찾아내 이를 하마 (HAMA, human-genome aligned mouse allele) 라고 명명했다. 공신력 있는 암 관련 체성 유전 변이 데이터베이스인 COSMIC (Catalogue Of Somatic Mutations in Cancer)에 등록된 유전 변이를 변이의 발견 출처별로 분류해 살펴보았더니, 쥐를 이용한 실험모델을 출처로 하는 분류에서 유독 하마의 관찰 빈도가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나아가 현재까지 개발되고 알려진 인간과 쥐의 유전체를 분리하는 프로그램과 방법들의 성능을 비교 분석해, 분석 목적별로 가장 효과적인 쥐 유전체 제거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 프로그램들로 쥐의 유전 서열을 분리/제거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쥐 유전체를 하마 리스트로 한 번 더 제거하는 방법으로 정확도를 최대 58% 높여 최종적으로 99.65%의 정밀도로 쥐 유전체를 제거할 수 있었다.
김상우 교수는 "인간 암 연구 분야에서 환자유래모델은 널리 쓰이고 있는 실험 방법이고, 이 과정에서 쥐 유전체의 오염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오염은 인간 암 분석에 치명적인 거짓 정보를 주게 되므로, 연구팀이 개발한 최적 분석법을 통해 연구 결과의 신빙성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논문명 : Impact of mouse contamination in genomic profiling of patient-derived models and best practice for robust analysis
◇주저자 : 김상우 교수(교신저자), 조세영·김은영 박사과정 (제1저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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