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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블프' 시작되자 유통街, 상업용 실검 클릭戰 눈살


매출 확대용 이커머스 실검 마케팅 강화…포털, 실검 판촉 채널 전락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통업체들의 대형 할인 행사로 쇼핑 성수기가 된 11월에 들어서면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를 활용한 '실검 마케팅'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 업체들은 실검 마케팅이 한 때 논란이 되자 잠시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업계 대목인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 되자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한 판촉 경쟁에 더 열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실검 마케팅' 중단을 선언했던 위메프가 지난 1일부터 '블랙위메프데이'를 실시하며 또 다시 클릭 전쟁에 나섰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4개월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실검 마케팅은 특정 기업이 이벤트 페이지를 개설한 후 자사 상품 판매 키워드를 검색하는 소비자들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끌어 들이는 것이다. 고객들은 할인 쿠폰을, 기업은 실검 노출에 따른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올해 들어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고 있다.

위메프는 업계에서 실검 마케팅에 선도적으로 나선 업체로, 포털 사이트를 상업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되며 비판을 받아왔다. 위메프의 전략이 성공하자 티몬·이랜드몰·SSG닷컴 등 경쟁 업체들까지 합세했으며, 최근에는 초성을 활용한 토스 행운퀴즈 등으로 실검 마케팅이 확산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실검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위메프, 11번가 [사진=각 사 모바일앱 캡처]
지난 1일 실검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위메프, 11번가 [사진=각 사 모바일앱 캡처]

실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1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3시 기준 네이버 실검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실시간 검색어 1위 19개 중 15개(78.9%)가 기업의 상품 홍보를 위한 초성퀴즈 이벤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분석 대상 전체 380개의 키워드 중 25.3%(96개)가 기업 광고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네이버 등 포털이 온라인 뉴스 이용 점유율의 89.3%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민은 사실상 포털을 언론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용자는 포털이 제공하는 실검을 통해 사회적으로 시급하고 꼭 알아야할 정보 획득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최근 실검은 사실상 기업 광고로 도배돼 상품 구매 링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유통 업체들의 실검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일 '블랙위메프데이 50% 적립'을 네이버에 검색한 고객 총 15만 명에게 200억 원 규모 적립금 쿠폰을 지급한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또 신세계그룹도 SSG닷컴을 통해 지난달 28일부터 '쓱닷컴 국민용돈 100억'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접속한 고객들에게 쇼핑지원금을 지급했다. 덕분에 지난달 28일에는 이 검색어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1번가도 지난 1일 '십일절 게릴라 어택'을 네이버에서 검색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4일에는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 '하하별생리대100원', '롯데호텔특급세일', '젝시데이' 등이 네이버 순위 10위권 안에 오르며 실검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업계 관계자는 "실검 마케팅은 비용대비 마케팅 효과가 높을 수 있지만, 미끼상품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실검 서비스에 편승해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검 마케팅에 나서면서 소비자 불신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일각에선 실검 순위가 상업화 된 것에 대해 네이버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실검에 광고 키워드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네이버가 실검을 상업적 목적에만 치중해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안으로 급상승검색어를 개편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사 블로그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본인 관심사에 따라 이벤트, 할인정보 등 마케팅용 검색어를 안볼 수 있게 가중치를 주는 옵션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벤트 할인정보의 경우 누군가에게 생활정보지만, 다른 사람에겐 불필요한 정보일 수 있다"며 "네이버가 임의로 특정 검색어 가치를 판단해 제외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개인화되는 방식으로 실검을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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