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우리 자체 표준인 VoLTE(Voice over LTE,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가 외산 스마트폰의 국내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해 외산폰의 진입을 막는 이 같은 기술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까다로운 단말기 적합성 평가 등도 외산폰의 국내 출시를 어렵게 하는 제도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이미 삼성, LG, 애플 3사 과점 구조인데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이를 완화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둘 수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VoLTE로 인해 외산폰이 국내에서 활발히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의원은 "통신비는 많이 절감됐다고 하는데,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한국형 VoLTE가 외산폰의 수입 장벽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VoLTE는 음성을 패킷(데이터)교환방식으로 전달하는 통화를 말한다. 2G, 3G 이동통신에서는 회선을 항상 연결해 음성을 전달하는 서킷방식이었다. VoLTE는 광대역 코덱(AMR-WB)을 이용해 음성 품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고, 영상통화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다.

VoLTE가 보급된 것은 정부가 지난 2013년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를 개정, LTE 이용자에게 유심(USIM) 이동성을 보장해 단말기·서비스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하면서부터다.
이통사는 이용자가 유심을 갈아끼워도 LTE로 통화, 단문메시지(SMS), 멀티미디어메시지(MMS), 데이터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했다. 이 같은 조치는 3G를 서비스하지 않는 LG유플러스에 가입자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문제는 국내 VoLTE 서비스는 국제 표준이 아닌 자체 표준을 사용했다. 따라서 외산폰이라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 출시하려면 국내 표준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 외국에서 직접 가져온 최신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VoLTE가 되지 않는 경우는 이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기술 장벽'이 외산폰의 수입 장벽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과도한 해석이라는 견해도 있다.
당장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점유율이 98%에 달할 정도의 과점시장으로 이들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18% ▲LG전자 16% ▲기타 2% 순이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한국모바일정책연구소장)는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7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 유심이동성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어떤 단말공급사가 자체 유통망 구축 비용을 들여 국내 시장에 들어올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의 관심은 5G로 넘어가고 있는데 유심이동성만으로 경쟁활성화를 논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또 스마트폰 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해 현재의 까다로운 무선적합성평가 등 제도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퀄컴의 칩셋을 사용한 단말이 무선 적합성평가를 더 쉽게 통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퀄컴칩을 쓰지 않는 중국산 스마트폰이 들어오려면 관련 규제가 완화 될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휴대폰 등 민감한 기기는 적합성평가를 받지 않으면 기존에 사용되는 기기와 혼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적합성평가 자체가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평가 자체에서 국내외 기업에 차별을 두지 않아 시장 경쟁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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