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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리미노이드(234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35)


 

“너는 서쪽마을 죄수가 아니라지?”

나이튼이 수행자들을 힐끗 본 뒤에 아미타를 향해 물었다. 호치가 얼른 대답을 했다.

“저희는 동쪽에서 왔습니다.”

“무슨 일로?”

“샤만리스또 어르신께서 피라미드 신전을 증축해달라고 해서.”

“건축가인가?”

“네. 예전에 포스랜드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바이스톤 성주께서…”

나이튼은 손을 들어 호치의 말을 중단시키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묻는 말에만 짧게 대답해.”

“알겠습니다.”

“트루퍼즈에 대해서 알고 있나?”

나이튼의 말에 호치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트루퍼즈라니. 호치는 수행자들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저들이 이상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 분명했다. 호치가 바라보자 수행자들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무슨 말씀인지 잘…”

호치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가며 얼버무렸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도둑이 제발 저리는 셈이었다.

“왜 그렇게 놀라는가? 트루퍼즈 소문도 못 들었는가?”

“아, 압니다. 삐라를 봤습니다.”

“그렇다면 트루퍼즈가 어떤 놈들이지?”

“아주 나쁜 놈들이죠.”

“그래. 마귀 같은 놈들이지. 마귀의 사주를 받고 네트워크를 뒤흔드는 정신병자들이야. 헌데 누군가가 말하기를 자네들이 트루퍼즈를 닮았다고 하던데?”

“아, 아닙니다.”

“저 사람들은 네 아들이 이상한 힘을 쓰고 있다는 군.”

그리고는 아미타에게 물었다.

“네가 대답해 봐.”

“뭘?”

아미타는 대뜸 반말로 되물었다.

나이튼은 잠시 멈칫거렸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P-303의 실력자였다. 바이스톤 성주를 제외하고는 그에게 함부로 반말을 지껄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아미타가 자신을 향해 하대하듯 말하고 있지 않은가. 하도 어이가 없는 나머지 나이튼이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호치가 서둘러 아미타를 두둔했다.

“부디 제 아들놈의 말투에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 벙어리로 살다가…”

나이튼은 미소를 거두고 호치의 가슴을 냅다 걷어찼다. 그 바람에 호치가 말도 끝맺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그러자 아미타가 벌떡 무릎을 세웠다.

“안돼, 메시아-!”

호치는 나이튼을 향해 달려드는 아미타를 헐레벌떡 다시 일어나 붙잡았다. 가슴이 욱신거려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 난 괜찮아.”

“찼다.”

“아냐. 괜찮아.”

“아버지를 찼다.”

“아냐. 내가 맞을 짓을 한 거야. 저 분은 잘못한 거 없어. 그러니 진정해. 자, 어서 무릎을 꿇고 다시 머리를 조아리자.”

“저 놈이 아버지를 쳤다!”

아미타는 눈이 뒤집혀 호치를 떼어내려 하며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러자 갑자기 고요한 하늘 정원에 바람이 휘몰아치며 무화과나무 숲이 뽑혀 나갈 듯이 출렁댔다. 샤만리스또를 태우며 고요히 하늘에 맞닿아 있던 길고 푸른 연기마저 사정없이 흔들리며 재를 토해냈다.

호치는 안간힘을 다해 매달리듯 아미타를 붙잡아 끌었다. 지금 당장 나이튼이 해를 입는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아미타는 물론이고 모든 움막 촌락에 대대적인 보복이 가해질 것이었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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