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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공개SW 정책에 '포문'..."입증안된 가설에 세금쓴다" 맹공


 

공개SW(오픈소스)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학자들의 학술단체인 한국산업조직학회가 11일 공개 세미나를 열어 정부의 공개SW 육성정책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특히 그동안 공개SW 육성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아껴왔던 한국MS 등 반대진영이 공개석상에서 정부의 정책을 강한 톤으로 공격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1일 한국산업조직학회는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오픈소스 SW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공개SW와 관련해 찬반 진영의 대표적 이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방을 벌인다는 점, 무엇보다 한국MS를 위시한 반대진영이 공개적으로 반대 주장을 펼 것으로 알려져 개최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날 세미나는 반대 진영의 목소리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MS를 비롯한 반대진영은 오픈소스의 기본 철학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오류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며, 가설이자 이론일 뿐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맞서 찬성진영에서는 '독점의 폐해'를 막기위해, 또 SW산업 발전의 일환으로 "공개SW 육성정책은 정당하다"고 맞섰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한국MS 김명호 이사는 '공개소스 개발방법론에 대한 SW공학 관점에서의 고찰'이란 제목을 발표를 통해 "오픈소스 방법론은 학술적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공감할 만하지만, 기존 전유(Proprietry) 소프트웨어에 비해 훨씬 개혁적인 개발방법론이라는 주장은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이사는 한국MS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전략가. 한국MS에서 'NTO(New Technolory Officer)'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이론가답게 그는 오픈소스 진영에서 내세우는 기본 철학 몇가지를 제시한 후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리를 폈다.

김 이사는 오픈소스가 내세우는 '시장식 개발'론은 "시장과 같은 환경에서 여러 사람이 공헌한다는 개념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MS도 운영체제를 개발하는데 수천명의 개발자가 참여하며 어떤 소프트웨어든 시장식 개발은 기본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성공사례로 리눅스를 예로 들지만, 리눅스의 성공은 '소스를 오픈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기존 제품인 유닉스 기반에서 만들어졌고 시대적 상황이 들어맞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사는 특히 오픈소스 진영이 내세우는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레드햇의 사례를 들어 강하게 부정했다.

"레드햇의 2003년 회계 자료를 보면, 제품 판매 매출과 서비스 매출이 53대 47로 제품을 더 많이 팔고 있다. 서비스 회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레드햇은 총 수익의 25%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오픈소스가 개발비용에서 자유롭다는 'Cost free Innovation'도 아니다." 그는 이처럼 공격했다.

그는 또 "한번의 개발로 후한 인센티브가 보장되는 것이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개발은 A가 하고 판매는 B가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산업모델인가"라고 묻고 "입증되지도 않은 가설에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다"며 정부의 공개SW 육성정책을 강하게 공격했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도 "오픈소스 정책이 시장 독점의 폐해를 막기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SW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대한 경쟁(Competition for the Market)'"이라며 "승자가 모든 것을 다 차지하는 것이 SW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SW는 그 자체의 가치보다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을 선택하게 돼 있다. 이것이 SW의 네트워크 효과"라며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문제가 아니라, 그 기업이 소비자들을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가가 진짜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쟁에서 지는, 비효율적인, 소비자를 잘 지원하지 않는 제품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며 "정부도 여러 제품가운데 어떤 제품이 좋은지를 판단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며 공개SW 육성정책을 공격했다.

이같은 반대주장에 대해 전영서 한양대 교수와 김진형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맞섰다.

전영서 교수는 "세계 SW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SW시장도 특정 SW의 독점현상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공개SW 육성정책을 도입하고 있고 더구나 미국도 공개SW 지원정책을 쓰고 있지 않느냐"며 독점의 폐해를 위한 세계적 노력을 들이댔다.

그는 또 "후발 개도국이 선진국과 맞서기 위해 정부가 지원정책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공개SW에 대한 수요기반을 조성해 특정 제품의 독점현상을 막고 공정경쟁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가 오픈소스 지원정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공개SW 도입은 미미한 상태"라며 "공공부문 특유의 보수성을 해소하지 않고는 공개SW 활성화 정책을 통해 시장독점현상을 방지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도 공개SW 육성책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시장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공개SW를 지원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SW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비해 오히려 정부의 정책은 극히 미미한 상황이며 전체적인 SW산업 정책의 하나로 공개SW에도 지원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S도 긴장할 만큼, 공개SW가 활성화 되고 있지 않느냐, 공개SW는 분명 커질 것"이라며 공개SW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잘못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반대진영의 '오픈소스가 아니라 오픈 스탠다드다'라는 주장에 대해 "기술표준화의 극치는 오픈소스"라고 단언하고 "국산 SW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시행으로서 정당하다"고 맞섰다.

이날 세미나는 오후 2시부터 시작 김정호 원장, 전영서 교수, 김진형 교수의 주제발표 이후 지정토론회까지 총 4시간동안 열띤 분위기에서 공방이 오갔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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