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터 뮤지션의 끝판왕 '뮤지컬 파가니니'로 화려하게 복귀한 'KoN(콘)'


[아이뉴스24 박명진 기자] 액터뮤지션(Actor Musician), 우리에게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이 단어는 말 그대로 배우(Actor)에 음악가(Musician)가 더해진 합성어로, 악기연주까지 가능한 배우를 의미한다. 뮤지컬에서 배우는 연기 뿐 아니라 노래와 춤도 소화해야 하는데, 여기에 악기연주까지 해야한다니 액터뮤지션이 얼마나 찾기 어려운 직업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2019년, 액터뮤지션을 전면에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나타났다. 바로 대전예술의전당과 HJ컬쳐의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파가니니'로 19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에 대한 뮤지컬이다.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한 뮤지컬이니만큼 주인공 '파가니니'역의 배우는 반드시 바이올린 연주실력이 탁월한 사람이어야 했다. 자칫 어려울수도 있었던 '파가니니' 캐스팅에 혜성처럼 나타난 주인공은 다름아닌 KoN(콘). 한국 최초의 집시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2011년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으로 이름을 알린 국내 1호 액터뮤지션이다.

서울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비올라와 성악을 부전공했던 KoN(콘)은 '모비딕', '페임', '오필리어'등에서 이미 뮤지컬배우로 활동한 검증된 액터뮤지션이다. 전공인 클래식 뿐 아니라 집시, 재즈, 탱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 왔기 때문에, 즉흥연주에서부터 동물소리에 이르기까지 바이올린으로 다양한 것들을 표현했다는 파가니니의 변화무쌍함을 표현하기에 적임자이기도 했다.

'뮤지컬 파가니니' KoN(콘) [HJ컬쳐]

'뮤지컬 파가니니'처럼 전문 연주자 출신 액터뮤지션이 타이틀롤을 맡은 뮤지컬은 한국 뿐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들어 국내외로 액터뮤지션을 기용한 뮤지컬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액터뮤지션을 찾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이들이 주연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일반적으로 액터뮤지션은 주인공인 전문배우를 보조하는 조연 혹은 단역등으로 출연하는 것에 그치곤 했다.

얼마 전 액터뮤지션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뮤지컬 '루드윅'과 '미드나잇'에서도 주인공은 전문배우가 맡았기 때문에 이 공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액터뮤지션이 출연하지 않으면서 음악가가 주인공이었던 '모차르트', '라흐마니노프', '살리에르' 등의 뮤지컬에서는 주인공이 연주를 하는 장면에서 미러(Mirror)캐릭터인 연주자가 대신 연주하거나 혹은 주인공이 MR 반주, 오케스트라의 연주등에 맞춰 연주하는 행동만 취하는 등 무대 위에서 음악가의 진정성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 파가니니'는 주인공인 KoN(콘)이 연기, 노래, 춤뿐 아니라 연주까지 직접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욱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 KoN(콘)의 역할을 제외하고 다른 배역들은 모두 전문배우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로 액터뮤지션이 주인공을 맡는 최초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액터뮤지션이 주인공이 된다는 뜻은 연주의 역량이 극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뜻이며, 실제로 '파가니니'역을 맡은 KoN(콘)의 강렬하고 신기에 가까운 연주는 극의 전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액터뮤지션의 주인공 발탁은 그동안 뮤지컬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졌던 연기, 노래, 춤 뿐만 아니라 연주 역시 효과적인 서사 전달의 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뮤지컬의 패러다임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주인공이 바이올리니스트 중에서도 전설로 칭송받는 '파가니니'이기 때문에 KoN(콘)이 맡은 연주 역시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KoN(콘)은 극중에서 실제 나오는 연주의 50%가량을 직접 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렵기로 유명한 '파가니니 카프리스24번', '라 캄파넬라', '마녀의 춤' 등 '파가니니'의 여러 바이올린 곡들을 매 회 열연하고 있다.

또한 KoN(콘)은 2막의 마지막 연주신에서 7~8분의 바이올린 연주를 오롯이 담당하며 극의 클라이막스까지 맡고 있으니, 이 정도라면 가히 액터뮤지션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이외에도 KoN(콘)은 그의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여 극 중 '파가니니'가 연주하는 동물소리 장면에서 매 회 다양한 동물소리로 변화를 주고 2막 후반부에 나오는 바이올린 연주 장면에서 매 회 다른 즉흥연주를 선보이는 등, 공연을 여러번 보는 관객들도 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공연하고 있다.

실제로 공연을 반복해서 보는 관객들 중에서 공연마다 바뀌는 KoN(콘)의 즉흥연주를 보기 위해 오는 관객도 있다고 하니, KoN(콘)은 동물소리와 즉흥연주의 달인이었다는 '파가니니'의 역량을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주인공이라 칭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뮤지컬 파가니니'의 주인공을 맡은 KoN(콘)은 프레스콜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은 '파가니니'의 신들린 연주가 나와야 설득력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있어 전설인 '파가니니'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해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팔이 부러질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KoN(콘)은 그 비중에 걸맞게 '뮤지컬 파가니니'의 대전공연에서부터 서울공연에 이르기까지 수십회가 넘는 공연을 원캐스트로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으며, 매 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제작사인 HJ컬쳐 한승원 대표 역시 "KoN(콘)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못 만들 뻔 했다"라는 말로 화답했으며, "무대위에서 실제로 연주하는 음악가 캐릭터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것" 이라는 말로 '파가니니'가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뮤지컬임을 암시했다.

이처럼 액터뮤지션이 주인공인 뮤지컬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한승원 대표의 말처럼 '뮤지컬 파가니니'를 제작하는 과정은 분명히 쉽지 않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새로운 창작뮤지컬에 보이는 세간의 반응과 관심은 더욱 뜨겁다.

이미 작년 12월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먼저 선보였던 '뮤지컬 파가니니'는 총 8회 공연중 5회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는 기록을 달성하며 크게 주목받았고, 서울에서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공연하는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 본공연 역시 각종 언론과 미디어,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 및 큰 관심속에 순항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 있어야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고 했던 KoN(콘)의 말처럼, 액터뮤지션이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맡는 최초의 시도인 '뮤지컬 파가니니'가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공연계에 더 많은 액터뮤지션들과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연기, 노래, 춤, 연주까지 모두 가능한 최초의 진정한 액터뮤지션 KoN(콘)의 활약을 보며 자라난 새로운 2세대 액터뮤지션들이 그들의 꿈을 펼치며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희망해 본다.

박명진 기자 p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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