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명균 불러놓고 "文대통령 쥐고 흔드는 정의용·서훈 교체하라"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자유한국당은 6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차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등을 불러 놓고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및 방미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청와대 직제 개편을 보면 남북 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북한에 무거운 선물보따리를 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큰 우려가 있다"면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남북교류협력 등에 속도를 낸다면 훈육하는 엄마와 아빠의 의견 차이로 (한미 간) 결국 결별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의 국무회의에서 안보실 1차장 산하에 있던 평화군비통제비서관실을 폐지하고, 2차장 산하에 한반도 비핵화 업무를 관장하는 평화기획비서관실을 신설하는 직제 개편을 결정했다. 평화기획비서관실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 추진과 제재완화 문제 등을 미국과 논의하는 역할을 주도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평화기획비서관에 최종건 전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임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가 영변 외 핵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서도 국민을 속인 것"이라면서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은 '비핵화-대북 제재 전면 해제'를 일괄 타결하는 '뉴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뉴딜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북핵 폐기와 제재 전면 해제라는 상응조치가 구체적이고 짜임새 있게 마련돼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는 핵을 내려놓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강석호 의원은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두 가지 소득이 있었다. 북한의 비핵화 주장에 전혀 진실성이 담겨 있지 않고, 미국이 (북한)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발견했다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납득할만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아쉽게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도출 없이 끝났지만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는 한 과정"이라면서 "이런 과정은 포기할 수 없는 비핵화 기회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계속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차관은 "이번 하노이 회담에 대해 북미 양측 모두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고 대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면서 "이러한 것을 배경으로 한미 공조를 더 긴밀히 함으로써 이번 회담 결과를 더 정확히 판단·분석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한국과 미국 국방 당국이 해마다 실시해온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라는 이름의 연합훈련을 종료하기로 한 것을 설명하며 "한미 연합 연습이 조정되더라도 굳건한 방위태세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거듭 안보·외교 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쥐고 흔들고 영향을 미치는 외교·안보 라인인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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