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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일상화된 '적과의 동침'…거대 공룡들 합종연횡


애플, 삼성·LG 등과 협력…구글·아마존 탑재 기기는 일상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 2019'가 글로벌 기업들의 '동맹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경쟁사인 애플과 나란히 콘텐츠 제휴 협업을 맺었다. 구글·아마존은 전세계 제조사들의 각종 가전제품들에 탑재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빅스비' 중심을 외치던 삼성전자도 구글·아마존과 손잡는 것을 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자사의 스마트 TV에 애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업을 맺었다고 CES2019에서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튠즈 무비&TV쇼(이하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탑재하기로 했다. 아이튠즈는 애플에서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다. 에어플레이2는 애플 기기에 저장된 미디어 콘텐츠를 외부 기기와 연동해 스트리밍하는 기능이다. 에어플레이2는 LG전자 스마트 TV에도 탑재된다. 여기에 LG전자는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과의 연동도 발표했다.

삼성·LG전자와 애플 간의 협업은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간 애플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자사의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협약으로 애플은 '적과의 동침'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애플의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매년 8천만대 이상의 TV를 판매하는 세계적인 TV 제조 업체이기도 하다. 애플 입장에서는 그만큼 많은 사용자들에게 자사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의 콘텐츠를 삼성전자 스마트 TV에서 재생하는 모습. [출처=삼성전자]
애플의 콘텐츠를 삼성전자 스마트 TV에서 재생하는 모습. [출처=삼성전자]

애플은 삼성·LG뿐만 아니라 일본 소니, 미국 비지오와도 각각 콘텐츠 제휴 협업을 맺었다. 소니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자사 TV에 애플의 에어플레이2와 홈킷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지오는 '스마트캐스트 3.0'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발표했는데 에어플레이2와 홈킷이 적용된다. 애플은 CES2019에 따로 부스를 차리진 않았지만, 여러 업체들과의 협업을 활발히 발표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전자업체들과 구글·아마존 간의 긴밀한 관계도 주목된다.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는 여러 제조업체들이 구글·아마존의 AI 플랫폼이 적용된 신제품을 다수 출시한 바 있다. CES2019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 같은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 있던 삼성전자도 이번에 본격적으로 협업 노선을 밟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구글·아마존의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 그간 인공지능(AI) 플랫폼 전략에서 '빅스비'를 중심으로 한 독자 노선을 강조하던 삼성전자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아마존의 알렉사 플랫폼을 적용하기로 한 점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LG전자 역시 자사의 스마트 TV에 구글 어시스턴트에 이어 알렉사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협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CE부문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회사도 모든 부문이 강한 회사는 없다"며 삼성과 구글, 아마존이 각각 강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봉석 LG전자 HE·MC부문장(사장)도 "인공지능을 하는 회사마다 전략이 다르지만, TV라는 플랫폼에서 가정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나 IoT(사물인터넷)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TV를 빨리 확산해야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마존 알렉사 기반 스마트홈 기기. [출처=아마존]
아마존 알렉사 기반 스마트홈 기기. [출처=아마존]

구글과 아마존의 영향력은 수치로 나타난다. 아마존은 CES2019 개막 직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렉사 탑재 기기가 150종, 1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기기가 곧 10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기기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두 플랫폼을 적용한 기기가 그만큼 많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편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를 활용해 자율주행 SW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다목적 전방 카메라 및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등 인공지능 기반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가상 비서 솔루션 엑셀러레이를 활용한 음성지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데이터박스 서비스를 이용한 인공지능 SW의 학습 및 검증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한다.

엔비디아와 메르세데스-벤츠도 향후 지속적인 협력 확대를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세대 인공지능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아키텍처를 활용한다. 양사는 지난해 CES에서 미래의 조종석을 구현한 기술을 공개했고, 올해는 수십 개의 소형 프로세서를 대체하고 스마트 콕핏(Cockpit) 기능을 제공하는 자율주행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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