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배터리 공장에 5조 추가투자 검토…배터리 광폭행보


김준 사장, 배터리 사업 진두지휘…SK㈜, 동박 제조사 왓슨 지분인수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당초 발표보다 7천500억원 더 많은 약 2조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데 이어 5조6천억원(50억달러)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주청사에서 네이선 딜(Nathan Deal) 주지사와 약 1조9천억원(16억7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수년 내로 5조6천억원(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포스트 반도체'를 찾기 위해 전사적인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에 16억달러를 투자하고 1천400명을 채용하겠다"며 "사업이 잘되면 50억달러 투자와 6천명 채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투자는 당초 SK이노베이션이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것보다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미 조지아주 연산 9.8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에 1조1천396억원(10억 달러)의 투자를 결의한 바 있다.

투자규모가 이같이 늘어난 배경에는 최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1단계인 오는 2022년까지 1조1천억원을, 2단계인 2025년까지 7천5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5조6천억원까지 추가 투자될 경우 배터리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에서의 SK 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준 사장은 기해년 연초부터 배터리·소재사업 챙기기를 통해 비정유 중심 사업구조 혁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새해마다 정유·화학사업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CLX(Complex)를 방문했던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서산과 증평에 위치한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

그룹의 투자전문 지주사인 SK㈜ 역시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내세우며 투자에 나섰다. SK㈜는 지난해 11월 정기 이사회를 열고 중국 1위 동박 제조업체인 왓슨 지분 약 2천700억원 규모를 인수하기로 했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SK㈜는 왓슨 2대주주가 된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의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다.

왓슨은 글로벌 메이저 전기차 업체와 중국 전기차 업체에 모두 공급하고 있는 유일한 동박 제조사다. 이 회사는 생산규모를 올해 3만톤에서 2022년 7만5천톤까지 3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트 반도체는 '배터리'…7년 동안 10배 고성장 예상

SK가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배경에는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불황이 본격화되면서 SK하이닉스를 대체할 '포스트 반도체' 찾기가 중요해졌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자동차로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오는 2020년부터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7년 동안 약 10배, 22년 뒤에는 약 50배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내년 610만대에서 오는 2025년 2천200만대, 2030년에는 3천600만대까지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천824MWh에서 2020년 1만5천922M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LG화학과 삼성SDI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이 늦었지만, 그룹이 전사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대외변수에 취약한 정유사업 대신 배터리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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