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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협상은 여전히 ‘먹구름’


김정은 신년사로 보는 올해 남북미 관계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 대한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 올해도 북미협상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 국무부는 논평을 사양했다. 미국 언론을 통해서 본 미국 여론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은 김 위원장이 밝힌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 보다는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경고를 더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국제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핵 대결로 복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위협”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실었다.

미국 내에서 김 위원장 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이 북한은 핵무기를 제조하거나, 실험하거나, 또는 다른 나라에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미국 공영 방송 PBS가 보도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나도 역시 북한이 소유한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지난 해 6얼12일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양 당사자의 비핵화 입장이 다른 데서 비롯됐다. 김 위원장은 협상 초기부터 ‘단계적(phased)이고 동시적(synchronized)’인 비핵화 추진을 제안했다. '여러 단계'로 액션 플랜을 구성하고, 각 단계마다 양 당사자가 실천해야하는 의무는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면 정전 협정의 평화 협정 전환을 비롯, 유엔의 경제제재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수리 훈련 등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자 미국 내 여론은 트럼프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었다. 전임 대통령들처럼 북한의 술수에 말려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극도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언론은 맹공을 퍼부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극적인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다.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다시 여론의 뭇매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주장하면서, 그러나 정상회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으로 북미관계는 동창리·풍계리에 이어 연변 핵시설까지 폐쇄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에 모아진다. 이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평화협정 전환과 유엔 경제제재 해제를 어느 수준에서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여기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북미 핵협상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제안이 미국 내 여론, 특히 대북 강경파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그동안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국토방위라는 명목으로 개발한 핵시설 파괴에 대해 군부 등 강경파와 인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의문으로 남는다.

올해 북미관계는 매우 어려운 진전이 예상되지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기 때문에 양 당사자 간에 극적으로 협상의 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는 청신호

김 위원장이 신년사의 대부분을 경제개발에 할애한 것으로 미뤄 남북관계는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 지난해부터 희망했던 사항이다. 경제적인 필요가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남한 정부도 재개 의사는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문제는 유엔제재의 해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을 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 주도 하에 경제제재를 풀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는 제안의 성격이 짓다. 따라서 유엔제재를 풀고 북한이 간절히 바라는 남북경협을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가 남북관계의 가장 큰 올해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 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며 “북과 남은 이미 합의한 대로 대치 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해소를 지상과 공중, 해상을 비롯한 조선반도 전역에로 이어 놓기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조선 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담아 채택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북남군사분야 합의서는 북남 사이에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서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평화 협정과는 별도로 남북은 이미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을 실행한 것으로 김 위원장은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루어진 GP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에 이어 올해도 지뢰 제거, 유해 공동 발굴 등 긴장 완화 조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단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지는 남북 군사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데, 지난해 김 위원장이 부분적인 합동군사훈련은 개의치 않는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미뤄 다분히 선언적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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