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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 투자에 나선 이윤재 지누스 회장


 

최근 테헤란밸리에는 대표적인 굴뚝기업 지누스가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

기업에 잇따라 출자하면서 벤처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회사이름

도 생소한 지누스. 텐트를 만드는 진웅이라는 회사의 새로운 사명이라는 설

명이 붙어야 "아! 그회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지누스를 이끌고 있는 이윤재 회장의 영문이름은 티피 리(T.P.Lee)이

다. 영어식 작명에 익숙치 못한 우리로선 왜 티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

지만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선 텐트&폴(Tent&Pole:텐트와막대기)이라는 의미

로 통용되고 있다.

이윤재 회장이 이끄는 지누스(구 진웅)는 전세계 텐트시장의 약 35%를 차지

하는 국제 기업이다. 87년 미국에 이어 98년까지 일본 홍콩 스리랑카 방글

라데시 캐나다 호주 중국과 유럽에 잇따라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북미 10

대 대형 체인점 중 9개사를 통해 텐트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시장 점유율

이 65% 정도다.

자본금 277억원인 지누스는 올해 매출 2천억원에 당기순이익 70억을 목표

로 하는 중견 꿀뚝기업이다. 이 회장은 4월 21년간 키워온 지누스를 인터넷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시켰다. 이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기업가 중 일부

는 걱정 반, 놀라움 반을 섞어 "편히 살 수 있는데 괜히 힘든 길을 택한 것

이 아니냐"며 이 회장을 말렸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인터넷기업으로 변신해야 지누스가 산다"라는 판단을 내

리고 과감히 신경제에 동참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인츠(23.4%),

웹투폰(43.1%), 인더스트레이더(9.1%), 텍스타일아이(30%) 등 모두 7개 인

터넷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왔다. 8월 현재 인터넷 기업에 111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이 회장은 지누스를 인터넷기업으로 변신시키려 여러 인터넷업체 사장을 만

날 때의 부족함을 슬쩍 털어놓았다.

"지금 계열사로 있는 인터넷 기업 CEO가 사업 영역을 설명하면서 원단발음

팍팍 섞어 브이오아피(VoIP), 브이오아피를 연발하더라구요. 저는 인터넷사

업에 VIP(브이아피)가 왜 들어가는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변신을 시도했던 1년 전 이 회장은 인터넷사업을 들으면 20% 정도 이해했다

고 한다. 이런 부족함을 메우려고 인터넷에 매달려 요즘은 50% 정도를 알아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회장이 꿈꾸는 지누스의 미래는 인터넷 지주회사. 투자한 회사가 성공하

면 합병을 유도, 지누스의 체질을 강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를 구체화시

킨 게 지난달 있었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더스트레이더와의

합병.

이 회장은 사업부로 만들 인더스트레이더와 함께, 지누스가 세계 최고의 경

쟁력을 가지고 있는 텐트 섬유 분야의 제품들을 거래하는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텐트와 섬유 분야의 거래시장이 형성되면 이후 타분야로

발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오프라인의 장점을 인터넷으로 승화시켜 지누스

를 3년 이내에 기업가치 3조원을 갖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 회장의 변신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장은 IMF 당시 자금난

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초 제살을 잘라내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지누스의

짐이었던 고금리 대출과 부실자산을 정리하려면 외자 유치가 절실했다. 그

래서 이 회장은 홍콩에 노스폴이란 법인을 설립, 해외 법인이 보유한 자산

과 부채를 양도하고 국내법인이 소유한 지적재산권과 대기 수출쿼터까지 넘

겼다.

이 회장은 진웅 임직원의 피와 땀이 섞인 노스폴을 10배의 가격으로 미국

워버그핀커스에 매각할 때 정말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이었으며 결국 노스폴

이란 희생을 통해 지누스가 탄생했다고 회상했다.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된다"는 이 회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말하는 벤처 철학

이다. "이 회장은 10번도 넘게 탐독한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을 교과서로 여기며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라고 임직원들

은 평했다.

오프라인의 고통을 겪은 이 회장이 닷컴기업의 위기론이 팽배한 요즘 신경

제의 물결에서 새로운 붐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윤재 지누스 대표 약력

1948년 충남 공주 출생.

1975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0년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

1975-1977년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근무.

1977-1979년 주식회사 삼화 근무.

1979-현재 주식회사 지누스 대표이사.

주식회사 노스폴(Northpole Ltd) CEO.

한국 섬유직물수출조합 이사회 이사.

연세대 동문회 이사회 이사.

재경 대전고 총동창회 부회장.

/박형배기자 art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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