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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허위조작정보 규제? 가짜뉴스 보다 모호 더 위험"


정부·여당 규제 추진에 …"민주주의 약화시킨다" 우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정부는 가짜뉴스에 허위조작정보라 새 이름을 붙였지만, 이는 가짜뉴스보다 의미가 모호해서 위험성이 크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5일 추혜선 의원실·오픈넷 등이 주최한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가짜뉴스 규제를 추진하면서 가짜뉴스 의미가 모호하다며 규제 대상을 허위조작정보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선 허위조작정보 규제 역시 폐해가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가짜뉴스는 오보, 풍자, 루머, 상업광고 등 경험적으로 구분 가능하다는 점에서 허위조작정보보다 나은 점이 있다"며 "그러나 허위조작정보는 사실관련성, 사실주장의 허위성, 허위사실 조작의 악의성 등 추상적 판단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짜뉴스보다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허위조작정보 규제와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해당 내용의 사실관련성, 사실주장의 허위성, 허위사실 조작의 악의성을 판단하느냐"라며 "이런 종류의 판단은 사태의 위법성에 대한 사후적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위법성을 처벌하자는 행정관료 명령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지동설은 당대엔 가짜뉴스로 취급됐으나 후일 사실로 판명됐다. 허위성 판단은 시간에 따라질 수 있고, 악의성도 누가 판단하냐에 따라 위법성 여부가 달리 결정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 주장이다.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자칫 민주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됐다.

이 교수는 "보수적 유권자는 현 정부가 정치적인 동기 때문에 발언을 규제한다고 투쟁심을 불태울 것이고, 현 정부를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서도 행정권력의 자의적 판단 희생양이 되면서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며 "강압적인 허위조작정보 규제정책은 민주주의 교란을 막는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법무부가 발표한 허위조작정보 근절 발표 대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법무부는 허위조작정보 엄청 대처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죄는 물론, 형법의 명예훼손죄 및 업무방해죄·신용훼손죄,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 기존 처벌 조항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정보의 삭제요청권을 담는 법률개정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대책을 보면 표현의 내용이 허위이거나 가짜라는 이유만으로 발화자를 처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전무하다는 점을 은밀히 가려놨다"며 "법무부 대책은 없느니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로운 민주사회에서 뉴스의 내용을 판별하고 판단하는 것은 그 소통의 관계에 들어선 발화자와 청취자의 몫"이라며 "정부는 말하고자 하는 자 혹은 말을 듣고자 하는 자가 다양한 매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가짜뉴스 규제로 독일의 예시를 들지만 이는 혐오 표현에 국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이 가짜뉴스 규제로 인용되나, 이는 모든 불법정보, 특히 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를 선동하는 표현물에 대한 것"이라며 "정부나 대통령을 공격하는 표현물은 그 대상이 아니며,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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