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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컬리넌, 힘들이지 않고 어디든 달리는 신개념 SUV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롤스로이스 최초 SUV 모델 컬리넌. SUV 본연의 정체성인 힘들이지 않고 어디든(Effortless Everywhere) 달릴 수 있는 차였다. 컬리넌은 지난 1905년 발견된 3천106캐럿에 달하는 지상 최고의 다이아몬드에 붙여진 이름이다. 컬리넌은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처럼 'SUV의 으뜸'이라 평가할만 했다.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은 지난 10월 21일(현지시간) 컬리넌을 타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아망가니 호텔에서 출발해 터핀 메도우 랜치 리조트에 도착하는 왕복 약 150km에 이르는 온‧오프로드를 주행했다.

컬리넌은 롤스로이스 최초 SUV이자 최초 상시4륜구동 차량이다. 그것이 주행 성능을 확인할 장소로 잭슨홀이 선택된 이유 중 하나다. 로즈마리 미첼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 북부지역 홍보 매니저는 "이곳의 지형을 보면 아스팔트가 많지 않아 4륜구동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컬리넌은 외관상 신개념 롤스로이스 차였다. 전면부에 판테온 신전을 연상시키는 그릴과 엠블럼인 스피릿 오브 엑시터시(환희의 여신상), 긴 보닛 등 기존 롤스로이스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루프라인에서 트렁크라인을 짧지만 부드러운 느낌으로 후면부를 디자인하며 고유의 개성을 표현했다.

차 안은 최상위급 리무진에 가까웠다. 앞뒤 좌석 모두 넓은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모두에게 안락함을 선사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소 가죽 시트와 우드 트림 등 고급 소재를 풍부하게 사용해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또 뒷좌석에 마련된 칵테일 테이블은 우아함까지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컬리넌을 타면서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고출력 563마력, 최대토크 86.7kg‧m이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으로 어디든 힘들이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아울러 롤스로이스 특유의 승차감인 '매직 카펫 라이드'를 고스란히 계승하면서 아무리 거친 지형에서도 편안하면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컬리넌 시승의 첫 기착지는 스노우 킹 마운틴 리조트 인근이었다. 이곳은 가파른 경사로가 즐비했다. 길이 있었지만 폭이 좁고 포장이 안 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전형적인 오프로드 지형이었다.

스노우 킹 마운틴 리조트로 향하는 초입부터 15도에 이르는 오르막을 만났다. 하지만 컬리넌은 거침이 없었다. 압도적인 토크와 최고 성능의 접지력을 바탕으로 언덕을 오르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에브리웨어 버튼'을 눌렀을 때 이 차의 오프로드 주행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 전용으로 만들어진 이 버튼을 누르자 에어서스펜션이 상승하며 차고가 높아졌고, 돌이나 구덩이 등 각종 지형지물을 통과할 때 충격이 크게 완화됐다.

산악지형인 만큼 경사가 큰 비탈길과 낭떠러지 등 아찔한 급선회 구간을 지나는 경우가 많았다. 자칫 미끄러질 경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지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뒤축으로 무게가 분산되면서 차량의 이탈을 막았다.

안전 측면에서 눈여겨 본 장치는 '헬리콥터 뷰'다. BMW 7시리즈에 탑재된 시스템에서 가져와 적용한 것이다. 이 기능은 차량에 설치된 총 5개의 카메라가 하나로 연결 돼 360도 위험 감지를 한다. 짧고 깊은 경사를 빠르고 안정적 통과하는 데 상당히 유용했다.

경사각이 큰 언덕을 내려오는 것도 전혀 문제 없었다. '경사로 감속 제어 버튼'이 있기 때문이다. 이 버튼을 누르자 스티어링 외에 별도의 조작 없이 정해진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경사를 내려갈 수 있었다. 이 기능은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위험하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스노우 킹 마운틴 리조트를 내려와 터핀 메도우 랜치 리조트까지는 온로드 주행을 했다. 컬리넌은 온로드에 접어들자 곧 바로 럭셔리 세단으로 변신했다. 롤스로이스는 뒷좌석에 앉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 차만큼은 뒷좌석에 앉기 보다는 운전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오프로드에 비해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가중되면서 온로드만의 주행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게다가 평균 시속 60마일(약 100km/h)의 속도로 주행했지만 외부 소음이 거의 차단돼 졸음이 쏟아질 정도로 정숙했다.

온로드 주행 중 가장 감탄한 부분은 에어서스펜션이다. 대개 처음 탄 차량의 경우 운전이 익숙해지기 전인 만큼 조금이라도 위험한 구간이라면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특히 커브 구간에서는 미끄러질 우려 때문에 그런 경향이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 온로드 주행 시 커브 구간을 통과하면서 수차례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동승한 롤스로이스 인스트럭터는 제동 없이 스티어링 휠만 움직이길 권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적인 주행 속도를 유지하면서 스티어링을 했지만, 에어서스펜션이 차체 뒷부분을 꽉 잡아주며 차체 쏠림을 최소화했고 매우 부드럽게 커브를 통과할 수 있었다.

또 감탄한 기능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이 기능은 자동차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일명 정속 주행 장치이다. 컬리넌은 내장된 카메라가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속도를 유지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자 어떤 조작도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을 했다. 흡사 진보한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시승에 앞서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한 차"라고 컬리넌을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컬리넌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춘 럭셔리 데일리 카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잭슨(미국 와이오밍)=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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