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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굴기⑧] 정책‧자본 업고 2차전지 급성장…韓, 가격경쟁력 고심


2008년 전기차 육성으로 가속도…막대한 자본 투입해 원료 수급 우위

중국의 굴기(堀起)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과거 한국 완제품의 짝퉁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국 제조 2025'에는 2025년까지 로봇·양자컴퓨터·항공우주·신소재·바이오·AI(인공지능) 등에서 세계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이 깔려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국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기업들이 글로벌시장 곳곳에서 뛸 수 있는 도약대 구축이 절실하다.[편집자]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한국이 2차전지산업의 글로벌 패권을 두고 중국과 경쟁 중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정책 지원은 물론 원재료 시장 확대를 통해 급성장한 중국에 밀리고 있다. 그나마 한국이 앞서고 있는 기술력 또한 곧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란 잿빛 전망까지 나오며 국내 2차전지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3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중국 CATL(4천311.1MWh)와 BYD(2천424MWh)가 1위와 3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 LG화학(2천125.6MWh)과 삼성SDI(1천91.2MWh)는 4위와 6위에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중국이 30%를 육박하는 반면, 한국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의 2차전지산업 굴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중국 정부는 '국가에너지절약 및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대규모 보급 프로젝트'를 발표, 2차전지의 블루오션인 전기차 산업의 육성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차전지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자국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2016년 12월부터 자국에서의 생산능력이 8GWh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국 제조업체의 진출을 막아섰다.

여기에 원료 확보의 우위까지 점하며 중국의 2차전지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칠레를 추월하고 2차전지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의 최대 생산 국가로 올라섰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티엔치리튬이 칠레 최대 리튬광산회사 SQM의 지분 24%를 41억달러(약 4조4천억원)에 사들이는 등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원재료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2차전지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2차전지 사업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재료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은 2차전지의 핵심 원자재다.

LG화학은 이달 초 캐나다 네마스카리튬과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리튬을 2020년 하반기부터 5년간 매년 7천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 7천톤 규모는 한 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14만대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월 호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매년 황산코발트 1만2천톤, 황산니켈 6만톤을 최장 13년간 공급받는 코발트·니켈 수입 계약을 맺었다. 특히 공급받기로 한 코발트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전체 물량의 90% 수준에 달한다.

삼성SDI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꾸려 칠레의 리튬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양사는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 미히요네스에 양극재 상산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1년 하반기부터 연 2천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발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국이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급성장으로 위축된 국내 2차전지산업에 당분간은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미국은 지난 달 14일 첨단 산업 및 전통 기계류 1천여개 품목에 대해 25% 추가관세를 발표한 데 이어 이달 10일에는 2차로 수입물품과 광산물 외에도 니켈·아연·코발트·리튬·희토류 등 주요 광물 등 6천여개 품목에 대한 10%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이와 관련해 "2차전지 원료인 리튬·코발트 등은 미국의 중국산 수입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며 "2차 관세폭탄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초까지는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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