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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e스포츠]스타 연봉 50억 …달라진 위상②


'페이커' 등 몸값 천정부지…전통 스포츠 규모 버금가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국내에는 '페이커'라는 선수가 있다. 순수입이 30억+알파다. 거기에 우승 상금 등 인센티브 합치면 연봉이 50억 정도 된다."

'폭풍저그'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전 프로게이머이자 방송인인 홍진호는 지난 4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활동하던 시기에는 1등 상금이 2천만원 수준이지만 현재는 대회 상금이 늘어나면서 우승 상금이 수십 억원에 이른다는 것. e스포츠의 달라진 위상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유명 프로게이머의 연봉은 기존 스포츠를 뛰어넘고 있다. 홍진호가 밝힌 페이커 이상혁 선수 연봉 30억원은 국내 프로야구, 축구와 비교해도 단연 최고 수준. 2018 KBO 프로야구 최대 몸값을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 연봉이 25억원이다. K리그 최대 연봉을 기록한 전북 현대의 김신욱(15억4천만원)도 페이커에는 못미친다.

e스포츠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기존 인기 스포츠를 상당부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프로선수의 2017년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52.5% 증가한 9천770만원으로 K리그(1억9천600만원), 프로야구(1억5천26만원)의 50~60% 선까지 따라잡았다.

e스포츠 선수들 몸값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역시 날로 뛰고 있는 e스포츠 대회 상금 규모와 무관치 않다. 시장 조사 기관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총상금은 1억1천200만달러(약 1천220억)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1억달러(약 1천89억원)를 돌파했다.

페이커가 활동하는 유명 e스포츠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국내 최강팀을 가리는 '롤챔스'를 비롯해 'MSI', '리프트 라이벌즈', '롤드컵' 등 굵직한 대회를 치른다.

특히 지난해 열린 롤드컵 총상금은 약 494만달러(약 53억원)였다. 라이엇게임즈는 2016년부터 롤드컵 기념 아이템 매출의 25%를 팀 및 선수들을 위한 상금으로 추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가 액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아예 작년 e스포츠 총상금 규모에 맞먹는 액수를 내건 e스포츠 대회도 등장했다. 에픽게임즈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 2018~2019 시즌 대회 총상금으로 내건 액수는 무려 1억달러다.

시장조사 기관 스탯티스타가 공개한 올해 러시아월드컵 총상금이 7억9천100만 달러(약 8천56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7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를 e스포츠 상금으로 내건 셈이다.

◆전통 스포츠 위협하는 e스포츠 바람

이처럼 e스포츠는 시장 규모와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기존 스포츠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 뉴주가 공개한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는 3억8천5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통 스포츠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자랑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시청자 수 1억1천1000만명보다 약 3배 가량 많은 규모. 뉴주는 오는 2020년 e스포츠 관람객이 약 5억8천9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히 e스포츠 시장 규모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매출은 9억600만달러(약 9천821억원)로, 2021년까지 16억5천만달러(약 1조7천886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를 통해 2017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시청한 사람들의 시간을 모두 합치면 4천950만 시간, 티켓 수입은 550만달러(약 60억원)을 기록했다는 집계도 있다.

e스포츠 판이 커지다보니 주요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2016년에는 유럽의 주요 명문 스포츠클럽인 발렌시아, PSG, 샬케04, 베식타스, 페네르바체 등 구단들이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인수하거나 신규 창단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샤킬 오닐, 요나스 예레브코, 릭 폭스 등 전·현직 NBA 선수들이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통 스포츠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e스포츠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스포츠가 2018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위상이 격상된 가운데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 역시 주도적으로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전 e스포츠 종목 선정위원장이자 현재 명예의 전당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e스포츠는 이미 전통적인 스포츠 시장에서 비스포츠 활동과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스포츠의 스포츠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으로 비스포츠 영역을 '산업적'으로 공략하며 해당 산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듀얼 트랙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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