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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임대료에 치인 외식업계 "가격 인상이 해법"


치킨 배달 유료화·피자 가격 인상…"가맹점 부담, 소비자로 전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나날이 치솟는 임대료 문제로 비용 부담이 커진 외식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미 햄버거, 샌드위치 등의 가격이 오른 가운데 일부 치킨업체도 배달료를 유료화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고, 피자업계도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6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다음달 1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주문 시 건당 2천원의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받는다고 밝혔다.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만 배달료가 발생하며, 교촌 오리지날, 허니 오리지날, 허니콤보 등 기존 메뉴 가격에는 변동이 없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 운영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전국 가맹점 동의를 받고 있다"며 "배달 운용 비용의 증가가 가맹점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판단해 이번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배달 인력난과 배달 서비스 운용 비용의 상승은 가맹점 운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배달 서비스 운용 비용은 현재 건당 2천500~3천500원 가량으로, 가맹점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교촌치킨의 이 같은 움직임에 업계 2위인 bhc와 3위인 BBQ 등 다른 경쟁업체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치킨업계가 수년간 제품 가격이 동결됐던 만큼 가격 인상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어 이들도 조만간 배달 유료화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 인상에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주문앱에 카카오톡 주문까지 고객들이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게 생기면서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가맹점들이 버틸 수 없게 되니 배달료가 유료화되고 결국 가맹점들의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부담이 커진 피자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는 최소 결제금을 인상했다.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피자업계 1위인 도미노피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6일부터 피자 품목에 한해 라지(L) 사이즈는 1천원, 미디엄(M) 사이즈는 500원 인상했다고 공지했다. 이로 인해 인기 메뉴인 포테이토 피자 라지 사이즈 가격은 2만5천900원에서 3.9% 인상돼 2만6천900원으로 조정됐다.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배달 최소 결제 금액을 일제히 올렸다. 피자헛은 지난달 8일부터 배달 주문의 최소 결제 금액을 기존 1만2천원에서 1만5천900원으로 올렸고, 미스터피자는 올해 1월부터 배달 최소 금액을 1만2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인상했다.

앞서 햄버거와 샌드위치 브랜드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가격을 올린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올 초에 KFC, 모스버거, 맥도날드, 맘스터치, 버거킹 등 햄버거 브랜드들이 모두 가격을 올렸고, 샌드위치 브랜드인 써브웨이도 2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핫도그 프랜차이즈인 '명랑 핫도그'도 이달 16일부터 일부 제품 판매가를 올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본사로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인건비뿐만 아니라 임대료,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오른 만큼 업체들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외식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체 중 77.5%가 최저임금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향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80.4%로 나타나 전반적인 외식업 경기가 침체 기로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업체가 전체의 78.6%에 달했으며, 예상 인상률은 평균 18.4%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다수 사업주들이 인건비 상승 등으로 발생한 추가 손실분을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했지만 이젠 경영 한계치에 임박한 듯 하다"며 "이달부터 업체들이 메뉴 가격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소비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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