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는 '혁신' 한국닌텐도는 '답답'

[아이뉴스24 박준영기자] 닌텐도가 혁신적인 제품을 연이어 공개하며 콘솔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한국 시장을 담당하는 한국닌텐도는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닌텐도는 지난 18일, 자사의 최신형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관련 제품 '닌텐도 라보'를 공개했다.

'닌텐도 라보'는 골판지와 '닌텐도 스위치'를 이용한 색다른 주변기기다. 이용자는 골판지에 인쇄된 종이 모형을 조립해 '토이콘'을 제작, '닌텐도 스위치'와 결합해 체험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 라보'는 오는 4월 ▲리모콘 카 ▲낚싯대 ▲집 ▲바이크 ▲피아노 등 5가지 토이콘을 포함한 '버라이어티 킷'과 로봇을 조종하는 '로봇 킷' 등 두 가지 형태로 일본과 북미, 유럽에 발매될 예정이다.

21세기 들어 닌텐도는 콘솔 경쟁자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모션 센서가 적용된 '체감형' 컨트롤러를 이용해 '체감형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닌텐도 Wii'와 특별한 장치 없이도 3D 효과를 즐기는 '닌텐도 3DS',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기기 '닌텐도 스위치' 등 닌텐도는 기기 성능보다 독특한 아이디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힘입어 닌텐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개월 만에 1천만대 판매 고지를 돌파한 '닌텐도 스위치'는 올해도 2천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닌텐도의 주가 역시 2008년 이후 최고점인 4만8천640엔(24일 기준)을 기록했다.

◆답답한 한국닌텐도의 행보…국내 이용자는 '분통'

이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 본사와 달리 닌텐도의 한국 지사는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발매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닌텐도 스위치'의 국내 서비스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기 시스템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며 '닌텐도 어카운트' 한국 계정으로는 게임의 다운로드 구매가 가능한 '닌텐도 e숍'과 온라인 플레이 이용이 불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이용하려면 다른 지역 계정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공개된 '닌텐도 라보' 역시 국내에 언제 정식 발매될지 알 수 없다. 한국닌텐도는 여전히 "서비스 예정은 미정이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들은 답답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 이용자와 멀티 플레이를 즐기려면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 계정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내 이용자들은 "과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고 손기정 옹'과 우리가 다를 게 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장 역시 아쉬움을 나타냈다. 12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11만대나 판매되는 등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국내 이용자의 반응이 뜨거움에도 한국닌텐도의 대응이 미적지근하기 때문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닌텐도 스위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이 기회인데 한국닌텐도의 반응이 너무 늦다. 너무 소극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