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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사이버 원 코리아'의 꿈


 

"중국 역사에 고구려를 편입하려는 것에 유감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정신 고구려 유물을 잘 보존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만주 벌판을 주름잡던 활달하고 웅장한 기개를 가진 고구려의 자손들임을 우리 잊지 맙시다! 모쪼록 북조선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라도 잘 보존해 주시길!"

"모든 력사 자료는 고구려가 조선 민족의 자주 독립 국가였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습니다. 지난날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던 동방의 천년강성대국 고구려는 영원히 조선민족 력사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고구려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대화가 아니다.

어느 네티즌이 그런 것처럼, 기자도 그저 "가슴이 벅차온다". 냉전이 쌓은 반백년의 두터운 벽이 허물어지는 소리가 아닐는지, 해서…

'사이버 원 코리아(Cyber One Korea)'.

조금은 성급한 감도 있겠지만, 기자는 이들의 거리낌없는 만남과 대화가 '사이버 원 코리아'의 시발점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치밀한 방법론도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통일은 인터넷으로부터' 시작될 것만 같다. 기자는 그래서 이를 '사이버 원 코리아'라 부르고 싶은 것이다.

나아가 이참에 네티즌 모두에게 '사이버 원 코리아'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이는 꼭 필요한 것이다. 50년 이상 막혔던 벽이 한꺼번에 터지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통일 독일에서 경험한 바 있고, 우리도 중국 조선족을 만나면서 많은 갈등을 겪어야 했던 게 엄연한 사실이다.

혼란을 줄이려면 당연히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몇몇을 빼고, 우리 국민이 준비할 수 있는 게 현실적으로 과연 무엇이 있겠는가. 반 백년 이상 영 딴 삶을 살았던 북한 사람과 우리가 동질성을 회복할 방법이 인터넷 말고 어디에 있겠는가, 그 말이다.

'사이버 원 코리아'는 인터넷을 그야말로 인터넷답게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통팔달 어디에고 통하지 않는 곳이 없는 그 인터넷.

당연히, 그 현실적인 대안은, 민감한 정치적인 요소가 있지 않다면, 남한 사람 누구나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고 그들과 교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북한 사람도 인터넷을 통해 우리를 만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내야 한다.

북한은 인터넷이 겨우 시작 단계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생각해 보라. 금강산 개발에 쏟은 어마어마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한의 인터넷 대중화 사업에 참여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모르긴 해도 우리 국민은 북한의 '껍데기(금강산)'만 쳐다보고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질감의 극복은 어차피 통일 한국의 몫이고, 인터넷은 모르긴 하되, 그 간극을 10년 이상은 좁혔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이를 모르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 이제 막 싹튼 남북 인터넷 교류에 찬물을 끼얹을 리 없다.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통일부는 주패 사이트가 우리 국민에게 주는 '가슴 벅차오는 감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사이트가 도박성이 있다는 이유로, "폐쇄"를 주장하고만 있다. 더구나 북측이나 이와 제휴한 한국 기업이 도박성이 있을 경우, 서로 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자고, 여러 차례 제안을 했음에도, 통일부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금은 이 사업의 승인을 취소하는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 시간 이후 언제라도 사업 승인을 취소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묻고 싶다. 통일부는 꼭 그래야만 하는가. 지금 이 순간 수많은 네티즌이, 우리 국민이 주패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사이버 원 코리아'의 꿈을 담금질하고 있다. 하나 하나의 손길이 통일을 준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네티즌이 한 글 두 글 만들어가고 있는 '사이버 원 코리아'가, 정녕 통일부에게는 이루지 못할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래도, 네티즌은, '사이버 원 코리아'의 꿈을 꿀게 분명하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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