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SW산업진흥법이 오히려 SI 생태계 해체"


"대기업 빠진 SI 생태계, 기관차 없는 열차 비극" …토론회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시스템통합(SI) 사업 생태계를 쪼개서 강제로 해체한 것이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촉진을 위한 신산업 육성 및 교육 정책 토론회'에서 SW산업진흥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공 부문의 대기업 참여 제한을 골자로 한 SW산업진흥법 시행 결과 SW산업 진흥은 커녕 오히려 생태계만 깨트렸다는 주장이다. '위험 관리자'라는 대기업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병태 교수는 SW정책연구소 통계를 인용하며 "SW산업진흥법 이후 공공SW 신규 사업은 2013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유지보수 사업 밖엔 안 나오고 있다"며 "대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발굴 능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공공 SW 신규 사업 비중은 2013년 64%에서 2016년 26%로 줄어든 반면 유지보수 사업 비중은 36%에서 74%로 증가했다.

그는 이같은 결과를 '기관차 없는 열차의 비극'이라 표현했다. 대기업 SI 회사의 프로젝트 발굴 역할이 없어진 것이 결국 시장 축소를 초래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그는 "SI 사업 생태계는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전문 업체, 프로젝트 관리와 재무 위험을 짊어질 수 있는 대기업이 어우러져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 기능을 무시하고 공공 부문에 대형 업체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니 진흥이 되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SI 회사는 기술 회사가 아니다"라며 "물론 기술과 산업지식을 결합하지만 그보다 프로젝트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용(B2B) IT산업은 경기에 매우 민감해 경기가 침체되면 IT예산을 극도로 줄인다"며 "SI는 이런 경기 변동에 대한 흡수능력이 있을 때만 지속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위험한 산업"이라며 대기업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불신'으로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작 공공 부문의 사용자는 구매 결정권을 상실했고, 외부 인사들의 의사결정으로 '형식적인 투명성의 비극'만 초래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교수들이 모여 (공급자의) 15분, 20분 가량의 PT 발표를 보고 업체를 결정한다"면서 "고객에게 잘해주면 그것이 평판이 돼 돌아와야 하는데 의사결정자가 고객이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평가실명제가 도입됐지만 교수들에게는 비슷하게 모르는 중소업체만 잔뜩 오니 형식적으로 기술점수를 다 똑같이 주고, 결국 가격점수로 결정한다"며 "그러다보니 대기업이 들어갈 때보다 더 저가로 중견업체들이 낙찰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SW가 제값을 못 받는다고 하는데, 시장에서 제값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SW는 다 같은 상품 서비스가 아니며 SI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수요 독점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점 구매자이고 경쟁자가 많으면 싸게 사는 것은 경제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이라며 "품질 차이가 있다면 그것을 증명할 책임도 공급자에게 있지만, 우리나라 SI 회사들은 품칠 차이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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