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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범의 쇼매트릭스] 2% 부족한 영화 투자


 

영화는 투자대상이 될 만한가. 시장을 들여다보며 차분히 생각해보자. 주변 지인이나 영화 관련 기업들로부터 투자금을 조달하던 영화계에 98년부터 창투사 등의 제도권 자금이 본격 유입된다. 98년부터 2002년까지 벤처캐피탈들은 3,103억원 규모(34개의 영화투자조합)의 펀드를 조성해서 투자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표1. 영화투자 조합 결성 현황).

이 금액은 기관 투자자쪽의 합계이고 조합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투자 활동을 하는 개인과 기업이 많기 때문에 영화에 투입되는 자금규모는 더욱 크다.

영화투자 조합 결성 현황

년 도 조합명(수) 규 모 주요 출자자
1998 미래영상벤처1호(1) 50억원 .벤처캐피탈 .중소기업진흥공단 .영화진흥위원회 .방송사 .일반 기업 및 개인 등
1999 무한영상벤처1호 등(2) 165억원
2000 튜브영상1호 등(11) 935억원
2001 KTB씨네마1호 등(12) 1,043억원
2002 소빅창투2호 등(8) 910억원
총 계 34개 조합 3,103억원
(출처:영화진흥위원회)

풍부한 자금 수혈과 함께 몇년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국 영화 시장이지만 보이는 만큼 화려한 것만은 아니다. 투입되는 제작비 대비해서 매출로 얻는 수익이 BEP를 맞추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2002년에는 급기야 한국영화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적 위기론까지 대두되었다. 60억원, 100억원 들어갔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 참패를 하다 보니 자금이 빠져나가고 제작사들은 투자금 모으기가 전보다 힘들어졌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규모에 있다. 내수시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영화 제작단가가 계속 올라가다 보니 투자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표2. 연도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

연도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 (단위 : 억원)
년도 평균제작비 순제작비 마케팅비 (P&A) 제작편수 년간 총제작비(추산)
1996 10 9 1 65 650
1997 13 11 2 59 767
1998 15 12 3 43 645
1999 19 14 5 49 931
2000 21.5 15 6.5 59 1,269
2001 28.2 18.9 9.3 65 1,658
2002 37.2 24.5 12.7 78 2,902

제작비 상승이 영화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은 둘째 치고 시장규모 대비 비용 총액에 불균형을 가져온다는 것이 문제다. 내수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원가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제조업 공동화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2003년 들어서면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2003년도 상반기에 한국 영화의 편당 관객수(서울 관객 기준)는 315,300명이다. 2002년도의 편당 217,700명에 비하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방관객 수치가 평균적으로 서울의 1.7배 인 것을 감안하면 편당 전국 관람객수는 850,000명에 이른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2002년도 평균 제작비 37.2억원을 대비해 보자. 극장 수익만으로는 아직도 BEP를 맞추기가 힘들다. 그러나 각종 판권(공중파 방영권, 비디오 판권 등) 수익을 모두 합하면 제작비에 비슷하게 도달한다. 여기에 해외 매출이 더해지면 한층 가뿐해진다.

물론 이 시기에 제작편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편당 관객수가 늘어난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이 이 정도 궤도에 오른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외수출 증가세와 더불어 한국 영화가 비용 대비 수익면에서 긍정적인 역동성을 보여주는 시그널이 나온 것이다.

공은 이제 영화 제작사와 사업 관계자(Business Enabler)에게 넘어갔다. 시장 사이즈를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제작비를 산정해야 한다. 제작비를 더 늘리고자 한다면 한정된 국내시장을 넘어서 해외매출 윈도를 확실하게 열어야 한다. 해외 매출이 일상화 되도록 컨텐츠와 비즈니스 스킬을 더욱 더 글로벌화 해야 한다.

영화 투자에 있어 대박 영화 선구안이 가장 큰 과제이긴 하지만 일반 환경은 좋아진 셈이다. ‘2%’만 더 채워진다면 영화 투자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김종범 벤처라이프 상무이사 morgan@venture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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