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유한양행이 올 3분기 항암제 '렉라자' 병용요법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부재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낙관적이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진입이 순항하면서다.
![[사진=유한양행 제공]](https://image.inews24.com/v1/7706505bf5a463.jpg)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줄었다. 매출은 6% 감소한 5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측은 렉라자 병용요법의 미국 마일스톤이 유입되지 않아 일시적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주요 사업 부문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수출 실적이 두드러졌다. 3분기 해외사업 매출(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6% 증가한 1350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수출을 달성한 것이다. 3분기 누적 매출 대비 수출 비중도 지난해 15.75%에서 올해 21.39%로 증가했다.
4분기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달 렉라자 병용요법이 중국에서 본격 상업화되면서 64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발생하면서다. 이는 유한양행의 지난해 전체 매출의 3.1%에 달하는 규모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계약서에 따라 파트너사 얀센이 인보이스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마일스톤을 지급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렉라자 병용요법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변화도 기대된다. 병용제인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은 투약에 5시간 이상이 소요됐지만, 존슨앤드존슨(J&J, 얀센 모회사)이 개발한 SC 제형은 투약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였다. 지난해 말 FDA로부터 보완요구서(CRL)를 받으면서 허가 절차가 지연됐지만, 미국은 SC 제형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한 곳이기 때문에 매출 확대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4월 리브리반트 SC 제형이 유럽에서 허가된 이후, 렉라자 병용요법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J&J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C 제형이 본격 보급된 3분기 기준 미국을 제외한 병용요법 매출은 6100만 달러(약 896억원)로, 허가 전인 1분기(2800만 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로열티 확대도 예상된다. 병용요법이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치료 지침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있어 '표준요법(preferred)'으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NCCN는 전 세계 암 진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가이드라인으로, 제약사 신약 개발 전략과 각국 보험 등재 과정에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 우선순위가 높아지면, 병용요법의 실제 사용률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얀센의 매출이 늘면 유한양행의 매출 로열티 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중국, 유럽 마일스톤 유입으로 영업이익이 550억원 시현이 전망된다"라며 "얀센 측은 병용요법 매출이 2028년까지 50억 달러(약 7조3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마일스톤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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