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스웨덴 투자회사 EQT가 더존비즈온 지배주주 지분 38%를 인수한 거래와 관련해 일반주주 권익 침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EQT는 지난 7일 김용우 회장과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 38%를 총 1조3158억원에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당일 더존비즈온 주가는 11.3% 급락하며 시가총액 3220억원이 증발했다. 포럼은 김용우 회장 등 매각 측이 지난 5일 종가 대비 27% 높은 12만 원에 지분을 처분한 것이 일반주주 권익 침해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더존을지타워 전경. [사진=더존비즈온]](https://image.inews24.com/v1/a497cc87d3385d.jpg)
포럼은 이번 거래가 회사 전체 매각이 아닌 지배주주 지분과 경영권만 거래되는 사적 이익(private benefit) 거래라고 평가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거래를 기업 인수·합병과 구분하며, 인수자가 컨트롤을 획득할 경우 기존 이사회가 회사와 소수주주에 미칠 영향을 최소한 검토해야 한다는 판례가 존재한다.
또한 포럼은 더존비즈온의 거버넌스 체계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회사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용우 회장을 포함한 3명의 사내이사와 의료인 2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없고 1인 상근 감사 체제로 운영돼 거버넌스 강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사주를 제외한 62% 일반주주가 사실상 소외돼 주주권익이 침해됐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실제 매각대금 1조3158억원 중 2829억원 프리미엄을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배분했으면 체결가격은 10만3900원으로, 종가 9만4200원 대비 10% 프리미엄이 되어 주가 폭락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럼은 이번 사례와 관련해 EQT가 나머지 지분도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할 것, 국회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것, 매도 측이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할 것, 더존 이사회가 거래 과정에서 총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공평하게 대우받는지 등을 신중히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번 사건이 국내 기업 지배주주 거래에서 소액주주 보호와 공개매수 제도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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