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이미영기자] 국민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2012 런던 올림픽이 끝났다.

13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2012런던올림픽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으로 원정 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16일간 희비와 안타까움, 환희와 눈물이 함께 했던 런던 올림픽. 뜨거웠던 관심만큼이나 KBS와 MBC, SBS 지상파 3사의 중계 경쟁도 치열했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 방송사상 처음으로 중복 편성을 막기 위해 이들 지상파 3사가 12개 주요 종목을 순차 중계해 누가 승자가 될지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파업 중 부랴부랴 올림픽 준비에 돌입한 MBC는 "올림픽 중계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시청률 1위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MBC는 미숙한 진행과 잇달은 실수 등으로 논란을 야기,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면서 중계 경쟁에서 '완패'했다.

◆양승은 모자패션-자막실수-조작논란…논란거리는 '금메달'

이번 올림픽 내내 MBC는 바람 잘 날 없었다. 조작과 자막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진행자 패션 등도 시청자들의 싸늘한 눈총을 받았다.

개막식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개막식에서 비틀즈의 멤버 폴 메카트니의 '헤이 쥬드(Hey Jude)' 라이브 공연 도중 중계를 중단하고 곧바로 광고를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MBC는 광고 시간을 맞추려고 중계방송을 끊었으며 현장 중계진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정상적으로 방송한 SBS, KBS와 비교하며 '몰상식하다'고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올림픽 중계의 얼굴로 나선 진행자들은 자질 문제에 휩싸였다.

런던 현지 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양승은 아나운서는 난해한 모자 패션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검정색 모자 패션으로 인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을 샀던 양 아나운서는 이후에도 '멜론 뚜껑' '딤섬통'을 연상시키는 난해한 모자 패션을 고수했다. 연이은 지적에 모자를 벗고 평범하게 카메라 앞에 섰던 양 아나운서는 올림픽 중계 마지막날인 12일 다시 조개껍데기를 연상케 하는 모자를 착용해 '의지의 양승은 아나운서'라는 눈총을 샀다.

MBC와 양승은 아나운서는 개최국인 영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지만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진행자의 주요 덕목인 뉴스 전달력보다 모자패션에 더 심혈을 기울인 것 같다는 뼈있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감정에 치우친 중계는 시청자들의 경기 몰입을 방해했다. MBC는 손연재가 출전한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경기를 편파(?) 중계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MBC는 손연재의 연기가 끝난 후 다음 선수의 연기가 시작됐는데도 계속해서 손연재의 경기만 수차례 반복 중계해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또 정부광 수영 해설위원은 박태환이 실격 판정을 당하자 "실격 판정을 내린 심판이 중국인"이라고 했으나 이후 캐나다인으로 확인되면서 정보가 부족하고 경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성주와 함께 개막식 진행자로 나선 '위대한 탄생2' 준우승자 배수정은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더불어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방송 조작와 자막 실수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뉴스데스크'는 서울의 올림픽 열기를 알아본다며 MBC 뉴미디어국 사무실을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이라고 소개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MBC는 이로 인해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됐다.

또 지난 2일에는 유도 송대남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문대남' 선수로 이름 자막을 오기했으며, 축구 8강전 보도 때는 구자철 인터뷰에 골키퍼 '이범영'으로 써 지적을 받았다.

◆박태환 프리미엄 못 살리고…시청률 KBS에 완패

장외에서는 논란거리가 끊이질 않으며 시끌시끌 했지만 '주종목'인 중계 해설 부문에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데 실패하며 조용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가 시청률 면에서 압도하고, SBS가 맛깔스럽게 중계하는 해설자들로 호평받았다. MBC는 번번이 경쟁사에 밀리며 시청률에서 쓴맛을 봤다.

시작은 좋았다. 박태환 경기의 예선 단독 중계권을 따내면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도 대단했다. MBC가 단독 중계한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예선전은 22.7%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런던올림픽 중계 종목 중 MBC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였다.

특히 예선 단독 중계 프리미엄을 안고 시작한 자유형 400m와 200m 결승전은 노민상 해설위원을 앞세운 SBS에 밀리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차범근과 허정무 해설위원의 장외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축구 중계 역시 시청률에서 밀렸다. MBC는 7.8%를 기록, 12.8%의 시청률을 기록한 SBS에 5% 포인트 차로 졌다. 브라질과의 준결승전도 KBS2에 약 4% 포인트 차로 밀렸고, 동메달을 따냈던 한일전은 제비뽑기 규칙에 따라 중계조차 하지 못했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올림픽 시작부터 12일까지의 경기를 총 결산한 결과 KBS가 시청률 TOP10을 모두 독식하며 활짝 웃었다. MBC는 TOP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내용 면에서도 혹평을 받으면서 '시청률 1위를 향해 달렸던' 꿈을 접었다. MBC로서는 통한의 올림픽 중계였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런던올림픽 특별취재팀